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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정치&국회

이낙연의 낮은 목소리(지름길)

by 지식노트 2021.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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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길을 모르거든 큰길로 가라. 큰길도 모르겠거든 직진하라.
그것도 어렵거든 멈춰 서서 생각해 보라”

 

(초보운전자를 위한 격언, 2002년 10월 24일)

민주당에서 날마다 탈당자가 나오던 때였습니다. 당에서는, 특히 노무현 후보 진영에서는 탈당자들을 강하게 비판해야 한다는 기류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하기도 지쳐 있었고, 생각도 조금 달랐습니다.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는 우리 당이 얼마나 우습게 보일까, 집권당이 얼마나 못났으면 국회의원들이 떠나느냐고 보시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대통령 후보가 단일화되면 다시 합쳐야 할 정치인들에게 심한 말을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심한 말을 해놓으면 단일화에도 어려움을 주고,  단일화 이후에도 고약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초보운전자를 위한 격언을 빗대어 탈당 움직임을 멈추게 하려 했습니다.

이 촌평의 첫머리(지름길을 모르거든 큰 길로 가라)는 실제로 어느 책에서 보았던 글귀였습니다. 그 뒤는 제가 붙여본 말입니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장이던 배우 명계남씨는 저의 이 촌평을 매우 좋아하셔서 여러 연설에서 인용하셨습니다.

그 무렵 서울 여의도의 어느 맥줏집에 우연히 들렀다가 저는 감격했습니다. 한 테이블에서 맥주를 마시던 젊은이 대여섯 분이 제가 들어서는 것을 보셨는지 저를 향해 외치셨습니다. “대변인님, 우리는 직진입니다.”

노무현과 이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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