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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은 ‘종’인데 선조·인조는 왜 ‘조’일까? 조선 왕의 이름에 숨은 비밀」 세종은 ‘종’인데 선조·인조는 왜 ‘조’일까?조선 왕들의 이름을 외울 때면 익숙한 구절이 있습니다. ‘태정태세문단세, 예성연중인명선….’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재미있는 점이 있습니다. 세종, 성종, 숙종처럼 우리가 명군으로 기억하는 왕들은 대부분 이름이 ‘종(宗)’으로 끝나는 반면, 세조·선조·인조처럼 평가가 엇갈리는 왕에게는 ‘조(祖)’가 붙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왕의 이름에 붙은 ‘조’와 ‘종’은 대체 무엇이 다를까요? 우선 태조, 세종, 정조 같은 이름은 왕이 살아 있을 때 부르던 이름이 아닙니다. 왕이 죽은 뒤 종묘에 신위를 모시면서 붙인 묘호(廟號)입니다. 왕이 승하하면 대신들이 여러 후보를 논의해 올렸고, 최종적으로 왕의 묘호가 결정됐습니다. 묘호의 마지막에는 주로 ‘조(祖)’와 ‘종(宗)’.. 2026. 9. 15.
은하수를 붙잡을 만큼 높은 산, 한라산(漢拏山) 제주 어디에서든 고개를 들면 한라산이 보인다. 제주 사람들에게 한라산은 단순히 섬에서 가장 높은 산이 아니었다. 마을을 품고 물을 내어주며 때로는 신이 머무는 곳으로 여겨진, 제주 그 자체와 같은 산이었다. 그래서인지 옛사람들이 남긴 제주에 관한 글을 따라가다 보면 한라산은 유난히 자주 등장한다.한라산이라는 이름부터 아름답다. 한자로는 ‘漢拏山’이라 쓴다. 1530년에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 제주목 기록에는 한라산이라는 이름에 대해 “운한(雲漢)을 나인(拏引)할 만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운한은 하늘을 가로지르는 은하수이고, 나인은 끌어당긴다는 뜻이다. 쉽게 말해 한라산은 ‘은하수를 끌어당길 만큼 높은 산’​이라는 것이다.이 이름은 적어도 고려 말부터 기록에서 확인된다. 고려 충렬왕 때 제주에 머.. 2026. 9. 14.
철이 든다는 건 무슨 뜻일까? 우리가 몰랐던 ‘철’의 의미 우리는 사람이 어른스러워졌을 때 “이제 철이 들었다”고 말한다. 반대로 나이는 먹었지만 생각이나 행동이 어리면 “아직 철이 없다”, 심하면 “철부지 같다”고 한다. 너무 익숙해서 별생각 없이 쓰는 말이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조금 이상하다. 도대체 ‘철’이 무엇이기에 사람에게 들기도 하고 없기도 하는 걸까. 그리고 왜 하필 ‘철이 난다’가 아니라 ‘철이 든다’고 하는 걸까.여기서 말하는 ‘철’은 쇠 철(鐵)이 아니다. 우리말에서 ‘철’은 크게 두 가지 의미로 쓰인다. 하나는 봄철·여름철·가을철, 제철 음식, 모내기철에서처럼 ‘계절이나 어떤 일을 하기에 알맞은 때’를 뜻하는 철이다. 다른 하나는 사람이 세상일을 판단하고 사리를 분별하는 능력을 뜻하는 철이다. 그래서 국어사전에서도 ‘철이 들다’를 사리를 .. 2026. 9. 10.
금만평야(金萬平野)에서 새만금(새萬金)까지, 이름에 남은 만경의 역사 새만금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거대한 방조제와 끝없이 펼쳐진 간척지가 먼저 떠오른다. 지금은 산업과 물류, 에너지와 국제공항 등이 들어서는 대규모 국책사업의 이름이지만, 그 이름의 출발점을 따라가 보면 의외로 오래된 지명 하나를 만나게 된다. 바로 금만평야(金萬平野)다. 금만평야라는 이름은 김제와 만경에서 한 글자씩 가져와 만들어졌다. 김제(金堤)의 ‘금(金)’과 만경(萬頃)의 ‘만(萬)’을 합쳐 ‘금만(金萬)’이라 부른 것이다. 김제평야와 만경평야를 중심으로 펼쳐진 넓은 농경지를 하나의 권역으로 묶어 부르는 이름이었다. 만경강과 동진강이 흘러 만든 비옥한 평야는 오래전부터 호남을 대표하는 곡창지대였고, 김제와 만경은 그 중심에 있었다. 그런데 지금 ‘만경’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2026. 9. 1.
사마천 <사기>에 진나라 반란군 진승의 이름이 남은 이유 ■ 는 어떤 책인가 중국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역사책 가운데 하나인 《사기》는 단순히 왕과 전쟁의 역사를 기록한 책이 아니다. 기원전 2세기 한나라의 사마천이 완성한 《사기》는 중국 고대의 역사를 하나의 거대한 체계로 정리한 책으로, 이후 중국 정사(正史)의 기본적인 서술 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전체 130편으로 구성된 《사기》는 크게 본기(本紀), 표(表), 서(書), 세가(世家), 열전(列傳)으로 나뉜다. 본기는 황제와 왕조의 중심에 있었던 군주들의 역사를 기록하고, 표는 시대별 주요 사건을 연표처럼 정리한다. 서는 예·악·천문·역법·경제·수리 등 제도와 문물을 다루며, 세가는 제후와 주요 정치 세력의 흥망을 기록한다. 마지막으로 열전은 장군, 신하, 사상가, 외교가 등 다양한 인물들의 삶을 기.. 2026. 8. 9.
'Operation CWAL', 스타크래프트 최고의 치트키가 탄생한 이유 ㅁ 스타크래프트 치트키 'Operation CWAL'의 숨겨진 유래- 스타크래프트를 해본 사람이라면 show me the money, black sheep wall과 함께 operation cwal이라는 치트키를 한 번쯤은 사용해봤을 것이다. 이 치트키를 입력하면 유닛 생산과 건물 건설, 업그레이드 속도가 대폭 빨라진다. 그런데 이 치트키는 다른 치트들과 달리 단순히 개발자가 만든 문구가 아니다. 게임 출시를 손꼽아 기다리던 팬들의 유쾌한 장난과, 이를 받아들인 블리자드의 센스가 만들어낸 특별한 이야기다.ㅁ 끝나지 않던 개발- 스타크래프트는 1996년 E3에서 처음 공개되며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개발 과정에서 게임의 완성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블리자드는 프로젝트를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수.. 2026. 8. 7.
선택이 많을수록 행복할까? '선택의 역설(Paradox of Choice)'과 잼 실험 이야기 ■ 선택지가 많으면 정말 좋은 걸까?우리는 흔히 선택지가 많을수록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제품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를 수 있고, 수많은 서비스와 정보 가운데 가장 만족스러운 것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역시 오랫동안 "제품 종류가 많을수록 소비자는 만족할 것"이라는 믿음 아래 다양한 상품을 출시해 왔다. 하지만 실제 소비자의 행동은 이러한 상식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 너무 많은 선택지는 오히려 사람들을 망설이게 만들고, 구매를 포기하게 하며, 어렵게 선택한 뒤에도 만족보다는 후회를 남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이론이 바로 '선택의 역설(Paradox of Choice)'이다.미국의 심리학자 배리 슈워츠(Barry Schwartz)는 2.. 2026. 8. 3.
나무가 상처를 입어야 비로소 탄생하는 향, '침향' 이야기 향수나 디퓨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Oud(우드)', 혹은 '침향'이라는 이름을 들어봤을 것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향료 중 하나로 꼽히는 침향은 일반적인 나무향과는 전혀 다른 과정을 거쳐 탄생합니다.흥미로운 점은 침향은 건강한 나무에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나무가 상처를 입고, 이를 스스로 치유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특별한 선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침향이란 무엇일까? 침향(沈香, Agarwood)은 침향나무(Aquilaria)에서 얻는 향료입니다.하지만 침향나무라고 해서 모두 침향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건강한 침향나무는 일반적인 연한 색의 목재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태풍으로 가지가 부러지거나, 벌레가 나무를 갉아먹거나, 외부 충격으로 상처가 생기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2026.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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