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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9

사람이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 사회 구심적 공간 vs 사회 원심적 공간 사회 구심적 혹은 원심적이란 개념은 공간 심리학에 등장하는 개념인데, 언뜻 어렵게 들려도 사실 그 의미는 간단하다. 우리가 중학교 과학 시간에 배우는 원심력, 구심력이란 개념처럼 외부로 밀어내거나 내부로 당기는 어떤 힘을 이야기하는 거고, 그 앞에 붙은 '사회'라는 수식어는 '사람끼리'라는 의미다 즉, 사회 원심적 공간이란 사람들을 떼어놓는 힘이 강한 공간을 말한다. 구체적인 예로 공항, 기차역이나 병원의 대합실을 떠올려보면 이해하기 쉽다. 의자가 한쪽 방향으로 고정되어 있고, 크고, 무겁고, 재질도 딱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에 앉아 있으면 옆 사람과 쉽게 대화하기도, 마음 편히 책을 읽기도 그리 편안하지 않다. 필요 때문에 잠시 거쳐가는 공간이지 머무르고 싶은 공간이 아니다. 병원 대기실에서 데이.. 2023. 1. 11.
산수갑산, 삼수갑산 무엇이 맞는 표현일까?(유래) 경치 좋은 명산 어귀에 위치한 음식점들 중 '산수갑산'이라는 상호의 음식점이 자주 보입니다. 등산객들 중에서는 '배부르게 먹고 나니 이제 산수갑산이 제대로 보인다', '산수갑산을 가더라도 제대로 먹고 가자' 라는 말을 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산수갑산은 '삼수갑산(三水甲山)'의 틀린 표현입니다. '산과 물'을 한자어로 표현한 '산수(山水)'가 익숙하다보니 '산수갑산'이라고 왕왕 잘못 사용되곤 합니다. 그렇다면 삼수갑산은 원래 무슨 뜻일까요? 삼수와 갑산은 북한 함경남도에 있는 실제 마을의 지명입니다.삼수와 갑산은 개마고원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는데 중죄를 지어서 가던 조선시대 단골 유배지였습니다. 삼수(三水)'는 압록강, 삼수동수, 어면강 세 개의 큰 물줄기가 합류하는 곳이고 겨울철 평균 .. 2022. 12. 1.
대구 지명으로 남은 태조 왕건의 도망길 927년 아직은 삼국을 통일하지 못한 태조 왕건의 고려와 견훤의 후백제가 경상도 대구 일대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입니다. 일명 공산전투라고 불리는 이 전투에서 태조 왕건은 대패하고 초창기부터 자기를 따르던 소중한 부하들도 목숨을 잃습니다. 왕건도 그야말로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며 겨우 도망치는데, 왕건이 도망치던 길이 역사가 되어 현재에도 대구의 주요 지명으로 남아있습니다. - 팔공산(八公山), 공산에서 신숭겸, 김락 등 왕건의 가장 충성스러운 8명의 장수가 순절하였기에 후일 팔공산이라 이름지었습니다. - 파군재(波軍재), 불로동에서 동화사와 파계사로 갈리는 길목에 있는 재를 가리키는데, 신숭겸 장군의 군사가 1차로 견훤군에 패해서 흩어진 곳으로 알려진 파계사로 넘어가는 고개를 아랫 파군재라 하고, .. 2022. 7. 12.
춘천 남이섬과 남이 장군에 엮인 이야기 춘천의 대표적인 관광지, 남이섬은 원래 섬이 아닌 작은 봉우리였습니다 1940년대 인근에 청평댐이 건설되며 북한강 강물이 차올라 섬이 되었습니다 수재 민병도(1916~2006) 전 한국은행 총재가 1965년 사들여 다양한 수종의 나무를 심어 가꾸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메타세콰이어길과 겨울연가 촬영지로 유명해진 남이섬, 춘천에 있는 남이섬은 왜 조선시대 남이 장군의 이름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 남이장군의 삶, 권력의 희생양 남이 장군은 조선의 개국공신인 남재(南在)의 5대손입니다 아버지 남빈은 조선의 제3대 왕인 태종(太宗)의 딸 정선공주 貞善公主)가 의산군(宜山君) 남휘(南暉)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입니다 세조(世祖)에게 남이(南怡)는 고종사촌의 아들인 것이죠. 남이 장군(1441~1468.. 2022. 3. 10.
대한민국의 첫 도로, 국도 1번에 대해 대한민국의 첫 번째 도로, 국도 1번은 어디일까요? 대한민국의 국도 1번의 출발점은 전남 목포입니다 도로는 목포 영산로에서 시작해 북쪽으로 계속 이어집니다 나주, 광주, 장성을 거쳐 전주, 천안, 평택, 서울을 지나 파주까지 잇고 있습니다. 철책을 지나면 북한땅 신의주까지 이어지는 아주 긴 약 930km의 국도가 대한민국 국도 1번입니다. 1번 국도의 시작인 목포 영산로에는 ‘국도 1번 기점’이라고 새겨진 커다란 돌비석과 도로원표가 세워져 있습니다 (도로 바로 위에는 목포일본영사관 건물이 있었습니다) 1번 국도의 많은 부분은 과거부터 주로 사용되던 도로입니다 서울에서 수원까지의 구간은 조선 정조시기 놓인 시흥대로, 경수대로이며 서울에서 의주까지 이어지던 조선 시대의 의주로는 중국과의 사신 왕래에 사용되는.. 2021. 11. 29.
서귀포(西歸浦)와 진시황의 불로장생 과거 그 유명한 진나라의 시황제가 불로장생을 염원했던 사실 알고 계시죠? 서귀포의 지명도 진시황의 유산 중 하나입니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나라 시황제는 본인을 신이라 여겼습니다. 당시 천하(중국 자체를 세계 전체라 여김)를 인류 최초로 통일한 본인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군주이며 가장 완벽한 인간으로 여겼죠 모든 인간은 오래 건강하게 살고싶은 법입니다 하물며 그 위대한 황제는 어땠을까요? 진나라 시황제는 신하들을 시켜 천하 곳곳에 사람을 보내 불로장생, 즉 늙지 않고 오래 사는(영원히 사는) 약을 구해오라고 지시합니다. 그런 약이 세상에 어딨을까요? 신하들은 거짓을 고하며 천하 곳곳으로 불로장생 약을 구하러 갑니다. 사마천의 사기에 의하면 이렇게 기록되어있습니다. "제齊나라 사람인 서불이 글을 올료, .. 2021. 11. 29.
왕십리(往十里)와 답십리(踏十里)의 유래 서울의 역사 중에서 무학대사와 왕십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태조 이성계는 무학대사에게 새 도읍지가 들어설 명당 자리를 알아보도록 하였습니다. 도읍지가 될만한 곳을 찾다가 마땅한 곳이 없어, 무학대사는 한양 근처까지 발걸음을 옮기게 되었죠. 그러던 어느 날 소를 타고 지나가던 백발노인이 " 에이, 이놈의 소는 미련한게 꼭 무학을 닮았구나."하는 것입니다. 그 말을 들은 무학대사는 깜짝놀라며 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렸습니다.노인은 또 다시 소에게 "어리석게 좋은 곳은 놔두고, 엉뚱한 곳만 찾아다니는구나."하며 중얼거렸습니다. 무학대사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노인에게 다가가"소승의 이름이 무학입니다만 혹 저를 두고 하신 말씀이신지요?"노인은 소만 쳐다볼 뿐 아무말이 없었습니다. 무학대사는 범상치 않은 노인이.. 2021. 11. 19.
서울 1호선에 위치한 관우장군의 사당, 동묘 서울 한복판에 관우장군의 사당, 그것도 우리가 잘 아는 곳에 있습니다 지하철 1호선 동묘역. 어르신들에게는 추억의 시장으로, 젊은 세대들에게는 레트로 문화의 중심지로 유명한 동묘역이 바로 그곳입니다. 지하철 1호선 동묘역에서 내려 사람들이 즐비한 구제골목으로 들어가면 바로 옆에 조금은 쌩뚱맞게 사당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의아합니다, 웬 사당이 시장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을까? 그러나 사실을 알고는 놀랐습니다. 동묘라는 단어 자체가 동관왕묘(동쪽에 있는 관우왕의 묘)를 뜻합니다.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장수들은 조선에 주둔하면서 조선 땅에 관왕묘를 세우고자 하였습니다. 당시 중국에서는 이미 관우를 신으로 모시고 있었으며 중국 전역에 관묘가 있었습니다. 또한 당시 명나라 장수들은 임진왜란 당시의 명나라.. 2021. 1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