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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노트277

잠실은 한강의 섬이었고, 신천은 그 옆에 흐르던 천이었다? 조선 초기만 해도 지금의 잠실은 현재의 광진구 자양동과 붙어있는 강북지역이었습니다. 잠실은 상류의 많은 흙이 쓸려 내려와 땅이 비옥했습니다. 거름 없이도 뽕나무가 잘 자라 잠실(蠶室)로 지칭됐던 것입니다. 그런데 잠실 일대는 예로부터 홍수가 자주 나던 지대였습니다. 조선 중종 재임시절(1520년) 대홍수로 인하여 잠실 지역은 강북에서 떨어져 섬이 됩니다.이 샛강을 새로 생긴 하천이라 하여 새내, 신천이라고 불렀습니다. 수심도 별로 안 깊어 배 없이도 건널 수 있고, 비가 안 오면 거의 건천이 되어 걸어다닐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한강물이 넘쳐서 지류가 생겼는데, 이 샛강을 신천이라고 한다. 가물면 걸어서 건널 수 있고, 물이 불면 두 줄기 강물이 되어 저자도 아래에서 한 줄기로 합쳐진다. 중종 23년(15.. 2025. 2. 17.
대림동, 가리봉동은 왜 차이나타운이 되었을까? 서울 지하철 2호선과 7호선이 만나는 대림역, 12번 출구를 나서면 보고 들리는 것이 달라집니다. 휴대폰으로 목청 높여 통화하는 사람들은 중국말을 쓰고, 간판엔 중국식 간자체가 보입니다. 좌판에서 파는 간식은 해바라기씨와 호박씨이고, 빵집에선 중국식 호떡과 꽃빵, 튀긴 꽈배기를 팝니다.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일대는 어느새 작은 중국이 됐고, 우리 이웃이 된 중국인들이 골목골목 살고 있습니다. 가리봉동은 조밀하고, 작은 곳입니다. 이 동네는 왜 차이나타운이 되었을까요?1970년~1990년 무렵까지 대림동, 가리봉동 일대는 구로구, 영등포구 일대처럼 옷가지 몇 개 들고 서울로 상경한 이른바 ‘공돌이, 공순이’의 집단 거주지였습니다. 산업화로 구로공단에는 하루가 다르게 공장이 들어서고 그 공장을 돌리기 위해 .. 2025. 2. 7.
'기마이 있다, 기마이 좋다' 대구 경북에서 쓰는 '기마이'는 무슨 말일까? 경상도, 특히 대구 경북 지방에서는 '기마이 있다, 기마이 좋네, 기마이 냈네' 등의 표현을 자주 씁니다. 주위에서 누가 한 턱을 내거나, 호기롭게 계산을 잘하는 사람을 보고 일컫는 말입니다.기마이라는 단어를 보더라도 얼핏, '일본어에서 유래한 말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경상도 지방에서 변형된 일본어를 많이 써서 더욱 그런 기시감이 드는 것일수도 있습니다.다대기 (다진 양념), 사라(접시), 와리바시(나무젓가락), 소데나시(민소매), 다라이(대야), 이빠이(가득히), 요지(이쑤시개) 등 특히, 경상도 지방에서는 아직까지도 일본어가 혼용되곤 합니다.그렇다면 기마이는 과연 일본어에서 유래한 말일까요? 맞습니다. ‘기마이는 일본어 ‘키마에(氣前)’가 우리나라에서 기마이로 변한 단어입니다.'키마에는 .. 2025. 2. 3.
25.01.13 동아일보, [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눈부실 정도 아니거든, ‘법을 넘어선 존재’ 꿈꾸지도 말라 《종교적 가르침을 논리로 설득할 수 있을까. 논리를 통해 설득된 가르침은 논리에 의해 기각될 수 있다. 그것은 논변의 영역이지 믿음의 영역이 아니다. 무엇인가 믿는 것은 그 세계관을 통째로 접수하고 그 안에서 헤엄친다는 뜻이지, 맞는지 안 맞는지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따지는 일이 아니다. 그러니 ‘믿음’이라는 말조차 부적절하다. ‘믿음’이라는 말에는 믿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서려 있으니까. 길을 걸을 때 눈앞의 땅이 꺼지지 않을 것을 믿고 걷는가? 믿고 말고 따지기 전에 그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걷지 않던가.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다. 땅의 견고함을 받아들여야 비로소 땅을 잊고 걸을 수 있다.》이처럼 무엇인가를 흠뻑 받아들이는 일은, 그것을 믿고 있다는 생각 자체를 넘어선다. 그러면 인간은 무엇.. 2025. 1. 13.
뭉티기, 육사시미, 육회의 차이 뭉텅뭉텅 썰어낸 고기를 접시에 보기 좋게 담습니다. 찰진 고기는 접시에 딱 달라붙어서 뒤집어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경북 대구 지역의 향토음식 뭉티기 얘기입니다. 뭉텅뭉텅 썰어내 탱글하고 쫀득한 식감이 특징인 뭉티기, 많은 사람들은 단지 이 썰어낸 식감이 뭉티기와 일반 육회의 차이를 가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생고기가 뭉티기라는 이름을 갖기 위해선 조건이 있습니다.대구인들은 뭉티기가 당일 도축된 고기만 쓸 수 있단걸 다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말은 도축장이 쉬니 뭉티기를 먹으러 가지 않습니다. 우리가 시중에서 먹는 모든 소고기는 적어도 하루 이상 냉장실에서 숙성되어 유통됩니다. 소고기가 유통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마블링 등급판정을 받아야 하는데 그 과정이 최소 하루는 걸리기 때문입니다.등급판정에 걸리는 .. 2024. 12. 9.
결초보은(結草報恩)의 유래 결초보은(結草報恩), 춘추좌씨전에 나오는 고사입니다. 중국 춘추시대 진(晉)나라의 장수 위무자에게 젊은 첩이 있었습니다. 위무자는 죽을 병에 걸리자 아들 위과에게  “내가 죽은 뒤에 너의 계모를 다른 사람에게 시집보내라”라고 유언을 남겼습니다.그러나 병이 위독해서 죽을 날이 다가오자 마음이 약해진 위무자는 말을 바꾸어 "아내를 함께 무덤에 순장시켜 달라”고 했습니다. 위무자가 세상을 떠나자 위과는 “병이 위독하면 정신이 혼란스러워진다. 나는 아버지의 정신이 맑을 때 내린 명을 따르는 것이다”라며 젊은 계모를 다른 곳으로 시집 보냅니다.시간이 흘러 위과가 노나라를 공격했을 때 진(秦)나라가 개입하여, 진(晉), 진(秦) 나라 간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진(秦) 장수 두회(杜回)는 천하장사로 120근이나 되.. 2024. 12. 5.
검찰의 수사십결(搜査十訣) 수사십결(搜査十訣) 심재륜 전 부산고등검찰청장이 검찰동우회 소식지에 실은 '수사십결' 입니다. 수사십결이라는 제목은 바둑을 둘때 새겨야 할 10가지 교훈이라는 '위기십결'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왔다고 합니다. 자신의 특별수사 경험과 오래 전부터 내려온 원칙 등을 종합해 특별수사를 하는 검찰이 갖춰야 할 항목을 10가지로 요약했습니다. 1. 칼은 찌르되 비틀지 마라.- 검사(檢事)는 검 (劍)을 다루는 직업이다. 수사를 하는 것을 상대방을 칼로 찌르는 것에 비유한다. 범죄 혐의자는 수사로 인해 신체, 재산, 명예 등 전부를 잃게 된다. 공연히 칼을 비틀어 찌르거나 찌른 칼을 비틀게 되면, 불필요한 고통을 주는 수사가 된다. 불필요한 반복 소환, 가혹 행위, 인격 모독, 압박용 계좌 추적, 회사 신용 실추용 압.. 2024. 11. 21.
일제가 빼앗은 민족의 영산, 목멱산(木覓山)을 아시나요? 한강과 삼각산이 한눈에 보이는 영산이자 명산인 이 산은 소나무를 많이 볼 수 있어 목멱산(木覓山)이라 불렀습니다.목멱산은 600년전 한양을 설계하며 삼각산과 한강 사이에 위치한 중요한 요충지였습니다. 전국의 봉수는 목멱산 봉수대에 집결되었고, 목멱대왕이라 봉하며 호국의 신 목멱산신을 모신 국사당(國師堂)이 목멱산 정상에 있어 왕들은 국사당에 거동했습니다. 사직단과 마찬가지로 기우제, 기청제, 기곡제를 이곳에서 지냈습니다. 일제는 조선을 강점하고 조선의 기운을 누르고자 목멱산을 빼앗습니다. 조선총독부 건설 전, 총독부 건물을 세워 운영하였고 민족의 영산인 목멱산 자락에 조선신궁을 지어 신궁화 하였습니다. 일본은 국사당이 신사보다 높은 곳에 있는 것을 못마땅하게여겨, 이전을 강요하여 국사당은 인왕산 선바위 .. 2024. 1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