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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노포33

[먹자골목 시리즈] 33. 의정부 부대찌개 골목 추적추적 비 오는 날이면, 유독 생각나는 음식이 있습니다. 빗소리와 오버랩 되는 보글보글 소리. 빗방울과 함께 공기를 타고 흐르는 칼칼하면서도 구수한 냄새를 거부하기는 어렵습니다. 부대찌개는 알려진 것처럼 한국전쟁 이후 의정부에 대규모로 자리 잡고 있던 미군 부대 근처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던 소시지와 햄 등에 고추장을 풀고 김치를 넣어 끓인 음식입니다. 서양식 재료의 느끼한 맛과 김치의 개운한 맛이 만나서 독특한 한국식 부대(army) 찌개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의정부제일시장 근처에 위치한 '의정부 부대찌개 골목'에 가면 먼저 아치형 간판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차량 두 대가 간신히 오갈 정도로 좁은 이 길 150여m 양쪽에 부대찌개를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 20여 곳이 부대찌개 골목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2023. 7. 21.
[먹자골목 시리즈] 32. 강릉 병산옹심이마을 예부터 강원도 하면 감자를 빼먹을 수가 없는데요, 강원도에서 감자가 많이 나는 만큼 감자를 이용한 여러 요리가 발달하 왔습니다. 특히 강원도에서 먹거리로 유명한 강릉에서는 감자를 이용한 옹심이 요리가 많습니다. 감자옹심이란 간 감자를 동그랗게 빚어 멸치 육수에 갖은 채소와 함께 끓인 강릉 지역 향토음식입니다. '옹심이'라는 말은 새알심의 강원도 사투리로, 감자 간 것을 새알심처럼 빚어내기 때문에 감자옹심이라고 부릅니다. 감자는 특히 강릉 지역의 기후에 적합할 뿐 아니라 어떤 땅에서도 잘 재배되어, 예전에는 중요한 구황식품으로 애용되었습니다. 감자옹심이는 쌀이 모자랐던 시절에 많이 해 먹었던 음식이죠. 옹심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통감자를 강판에 곱게 갈아 전분이 가라앉으면 물기를 쭉 짜낸 뒤 남은 덩어리와 .. 2023. 7. 17.
[먹자골목 시리즈] 31. 강화도 풍물시장 밴댕이 가게 대한민국 서북단 끝에 있는 섬 강화도, 강화도는 옛부터 밴댕이가 많이 잡혔습니다. 밴댕이는 그물에 잡히자마자 바로 죽는데요,몸의 크기에 비해 내장이 들어있는 속이 아주 작습니다. 옛날 어부들은 밴댕이가 속이 작기 때문에 제 성질머리를 이기지 못해 바로 죽는다고 생각했고, 그런 말이 퍼져 '밴댕이 소갈딱지'라는 말이 쓰여지게 되었습니다. 밴댕이는 활어회가 없습니다, 성질이 급한 밴뎅이가 잡혀 배 위에 오르자마자 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루 정도 냉장고에 숙성시켜 회로 먹으면 가장 고소하고 부드러운데요, 회로 먹고 난 다음 순서로 밴댕이구이를 먹어야 합니다. 밴댕이 구이가 너무 고소하기 때문에 밴댕이구이를 먹고 난 후에는 어떤 음식도 맛을 느끼지 못해서라고 합니다. 매년 5월 말은 밴댕이 제철입니다. 밴댕.. 2023. 5. 24.
[먹자골목 시리즈] 30. 창원 구산면 굴구이 거리 창원시의 최남단에 자리한 구산면에는 생김새가 돼지 누운 모습 닮았다 하여 ‘저도(猪島)’라 불리는 섬이 있습니다. 면적 2.2㎢에 해안선도 얼마 되지 않는 자그마한 섬이지만, 주말이면 멀리서 관광버스를 타고 온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룰만큼 경치가 수려하고, 걷기 좋다고 입소문이 자자합니다. 저도가 위치해 있는 마산합포구 구산면, 그 중에서도 저도로 들어가는 바닷가 드라이브 길을 따라가다 보면 굴, 홍합 등을 양식하는 조용한 어촌마을이 나타납닌다. 옛날 마산 시내에서 자동차로 30분 넘게 가야 할 만큼 한적한 곳이지만 구불구불 드라이브 코스를 따라 운전하다 보면 심심하지는 않습니다. 저도에 도착하기 전 구산면 바닷길에는 ‘굴구이 거리’라 해도 좋을 만큼 훌륭한 굴구이 가게들이 바닷가 옆에 자리를 잡고 있.. 2022. 11. 22.
[먹자골목 시리즈] 29. 종로5가 신진시장 곱창골목 종로에는 전통있는 맛집 골목이 정말 많습니다. 오늘 소개해들릴 골목은 종로 신진시장에 위치한 곱창(돼지곱창) 골목입니다. 신진시장은 1952년에 설립된 재래시장으로 광복 직후 생긴 유서깊은 시장인데요 특히 신진시장은 곱창골목으로 유명합니다. 신진시장 안으로 들어서면 곱창 집들 7개가 좌판을 깔고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흔히 동대문 곱창으로 불리는 이곳의 곱창은 돼지곱창에 각종 채소와 당면을 넣고, 매콤한 양념을 기름으로 볶아낸 야채곱창, 알곱창을 판매하는 골목입니다. 저렴한 가격에 돼지곱창을 푸짐하게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곱창골목에는 서울곱창, 호남곱창, 예산집 곱창, 부여곱창, 광주곱창, 대전곱창, 함남곱창 등 7곳의 가게가 옹기종기 모여있습니다. 종로 신진시장은 동대문 언저리에 있는 시장으로, 6.. 2022. 10. 30.
[먹자골목 시리즈] 28. 을지로 골뱅이골목 서울의 가장 힙한 곳 힙지로에는 두 가지 명물이 있습니다, 이른바 만선호프로 대표되는 을지로 노가리와 오늘 소개해드릴 을지로 골뱅이가 그 주인공입니다. 원래 을지로는 골뱅이로 더 유명했으나 2010년대 들어오며 SNS를 통해 노가리 골목이 더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을지로는 일제강점기에는 황금정(黃金町)이라 불렸습니다. 황금정은 당시 경성의 상업 중심지였습니다, 금융기관이 있었고 각종 상회가 밀집해 있었습니다. 1970년대 고도성장이 시작되며 종로 일대의 주택이나 사무실 정비를 위해 필요한 타일과 도기, 공구, 조명 가게가 을지로에 많이 차려졌습니다. 또한 일제강점기 부터 영화관이 충무로 등 일대에 몰려있어 영화 홍보 전단 업체가 있었고, 한지 가게들도 모여있었던 터라 자연스럽게 을지로 인쇄 골목이 만.. 2022. 7. 9.
[먹자골목 시리즈] 27. 오장동 함흥냉면거리 냉면계 천하에는 절대강자 ‘평냉파’와 ‘함냉파’가 있습니다. 슴슴한 국물의 평양냉면과 매콤한 양념의 함흥냉면으로 취향이 갈리는데, 간이 세고 자극적인 맛을 좋아한다면 ‘함냉파’로 가는게 옳은 선택입니다. 함흥냉면은 북한 함흥지역에서 즐겨먹던 함경도식 국수의 변형입니다. 이북에서는 감자가 흔하고 많아 감자 녹말가루르 면을 뽑아서 '농마국수'라는 것을 많이 먹었습니다. 또한 북한은 가자미가 흔해 가자미 고명을 양념에 무처 국수 위에 고명으로 얹어 먹기도 했습니다. 6.25 전쟁이 발발하고 흥남 철수를 계기로 함경도 지방 실향민들이 서울 오장동 일대에 대거 정착했습니다. 흥남은 조선시대부터 명태 등 건어물의 주산지였으니 흥남 사람들은 서울에서도 자연스럽게 건어물 관련 일에 종사했고, 오장동에는 자연스럽게 국내.. 2022. 7. 9.
[먹자골목 시리즈] 26. 을지로 노가리골목 종로, 시청, 을지로 등 서울에서 직장인 숫자로는 남 부럽지 않은 지역에 서울 야장의 성지가 있습니다. 을지로3가역 4번 출구로 이어지는 골목에는 밤이면 밤마다 '야장, 노상' 에 노가리에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야장이란 밤에 간이 테이블을 꺼내놓고 장사하는 임시 영업을 의미합니다. 휘황찬란한 전등 불빛에 플라스틱 테이블을 깔고 수백명의 손님들이 500㏄ 생맥주를 마시는 장면은 가히 '맥주 천국'이라고 부를만합니다. 을지로 노가리 골목이 시작된 것은 어연 40여년의 역사를 자랑합니다. 이 골목에서 가장 작고 낡은 집, 지금은 없어진 집 을지 OB베어입니다. 1980년 11월 지금은 은퇴하신 을지OB베어 강효근 사장이 최초의 노가리 호프집 을지OB베어를 열었습니다. 을지로는 지금은 골목 자체가.. 2022. 5.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