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식&술

'노가리 까다'에서 노가리는 무슨 뜻일까?

by 지식노트 2022. 2. 27.
반응형

 

노가리 깐다, 노가리 까지마라, 노가리 까러가자, 노가리나 까자. 우리가 참 많이 쓰는  말 노가리 여기서 노가리는 도대체 무슨 뜻일까요? 노가리는 바로 국민생선, 명태의 새끼를 노가리라 부릅니다. 그러면 왜 명태 새끼 노가리가, 노가리 깐다라는 말로 쓰이게 된걸까요?

우리나라는 명태가 정말 많이 잡히던 나라였습니다,. 국민 생선답게 이름의 종류만도 수십 가지입니다잡는 시기와 잡는 방법, 건조 상태 등에 따라 이름이 모두 다릅니다. 신선한 명태는 생태, 얼린 명태는 동태 얼리고 말리고 반복해서 건조 한것은 황태, 꺼내 말린 것은 북어 낚시로 잡은 것은 낚시태, 망으로 잡은 것은 망태 등등 그 이름만 수십가지입니다

명태가 많이 잡혀봤자 얼마나 잡혔냐구요?. 조선 후기에 이규경은 실학서인 '오주연문장전산고'에는 이렇게 기록합니다. '함경도에서는 명태가 바다에서 강으로까지 밀려오는데 무더기로 쌓여 심지어 떼로 몰린 명태 등을 밟고 강을 건너는 사람까지 있다'.

조선 후기 고종때 이하원은 '임하필기' 에 이렇게 기록합니다. '함경도 원산을 지날 때 보니 명태가 곳곳에 땔나무처럼 쌓여 있는데 마치 한강의 장작더미보다 많아서 그 숫자를 헤아릴 수 없다'

조선 정조때의 학자 성해응은 '연경재전집'에 이렇게 기록합니다. '겨울이 되면 철령 이남으로 명태 운반하는 방울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잠깐, 노가리 얘기하다가 왜 자꾸 명태 많이 잡히는 소리 하냐구요?

위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정말 징하게도 많이 잡히던 명태의 새끼를 바로 '노가리'라고 부릅니다 안 그래도 너무 많이 잡혀서 천하게 여기던 명태가 한 번 알을 낳을때는 10만~100만개의 알을 낳습니다

주체도 못할 정도의 양인데 새끼까지 많이 낳으니. 저절로 그런 말이 나왔겠죠 '노가리 까지마라'

 

이렇게 많이 잡히던 명태와 노가리가 어느 순간 우리의 식탁에서 사라져버렸습니다. 우리나라 명태 어획량은 1960년대 2만t 정도를 유지하다가 1970년~80년대에 7만t으로 급상승합니다. 노가리에 맥주를 먹는 식문화가 생겨나면서 노가리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수산청 및 어민들은 조업제한 및 금어기 등에 대한. 개념이 존재하지 않을 시기였습니다. 그 대가는 비쌌습니다.2007년을 마지막으로 명태 어획량은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0t 입니다. 학계에서는 기후 변화로 수온이 올라가 한류성 어류인 명태가 북상했다는 주장과, 70~80년대 지나친 남획으로 명태 씨가 말랐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어느 주장이 옳든, 지나친 명태 남획도 일정 부분 영향력을 미친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요즘 우리 밥상에 올라오는 명태는 대부분 러시아산, 일본산입니다. 정부는 하루 빨리 '노가리 까는 소리' 하지 말고 명태를 동해 앞바다로 돌아오게 하는 방법부터 찾는게 현명한 대책일 것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