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3가 굴보쌈골목
종로3가역 15번 출구를 나와 왼편에 바로 보이는 조그마한 골목으로 들어갑니다 좁은 골목길에 행인들이 오갑니다.돼지고기 삶는 냄새가 자욱하게 퍼지는 골목에 사장님들의 호객소리가 이곳 저곳에서 들립니다. 종로3가 굴보쌈골목입니다.
종로 낙원상가 순대국밥 골목을 연상시키는 커다란 가마솥이 가게 앞마다 자리잡고 있습니다. 가마솥마다 커다란 돼지고기가 저마다 냄새를 뽐내며 삶아지고 있네요.
이 골목이 바로 그 '피맛골' 중 하나입니다 좁고 바글거리는 분위기가 피맛골의 특징이죠. 조선시대에는 양반 나리들이 말읕 타고 지나가면 일반 백성들은 항상 그 자리에서 절을 해야만 했습니다. 조선시대 왕궁이 있고 한양의 모든 양반들이 드나들던 경복궁, 종로 일대에는 수시로 절할 일이 많았겠죠.
양반들은 항상 말을 타고 다니니까, 말을 피하면 절을 안해도 되겠구나! 라는 생각으로 만들어진 서민들의 뒷골목이 바로 '피맛골' 입니다.
전형적인 코리안 노포스타일, 완전 제 스타일입니다!. 종로 뒷거리 이 좁은 골목에 오랜 내공을 다져 온 보쌈 노포들이 여럿 있습니다. 종로 보쌈골목은 오래전부터 먹자골목이 형성되어 있었으나, 보쌈집들이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약 40여년전 이라고 합니다, 이 골목의 원조집 '삼해집'이 그 시초입니다.
아는 사람만 찾아오는 이곳에 단골들이 많은 이유는 무엇보다 신선한 재료에 있습니다. 기본 20년~30년 전통을 가진 보쌈 가게들이 제철 재료로 정성스럽게 차려내는 주력 메뉴는 바로 '굴보쌈' 입니다.
푹 삶아 낸 야들야들한 돼지고기에 통영에서 공수해 온 탱탱한 생굴, 그리고 새콤한 무김치가 같이 차려집니다. 굴보쌈 외에도 오징어보쌈, 홍어삼합 등 메뉴가 있지만 거의 모든 손님들이 대동단결! 굴보쌈을 시키죠.
돼지고기가 보통 칠레산, 독일산이지만 뭐 어떻습니까 저 가격에 저 음식들을 즐길수 있으면 괜찮지 않습니까? 싱싱한 굴에 김장한 보쌈김치 올리고 보쌈 한 점 곁들어서 한입에 먹으면,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굴보쌈 골목의 또 하나의 매력은 푸짐한 인심입니다. 보쌈을 시키면 감자탕이나 닭볶음탕, 오징어볶음 등 가게마다 각자의 주특기 메뉴가 하나씩 딸려나옵니다. 전 개인적으로 이 골목은 감자탕과 오징어볶음이 가장 괜찮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이 한상의 가격이 대략 3~4만원!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겨울입니다. 굴이 제철입니다 굴보쌈 드시러 가세요, 얼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