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6일 강원도 양구군 읍내에서 외박 나온 21사단 65-1 대대(이목정대대) 소속 김 일병 등 병사 2명이 양구의 고등학생 10명에 의해 집단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후 현장 근처 CCTV 영상이 공개되었는데, 여기엔 10명의 고등학생들이 두 병사들에게 접근해 어깨를 툭 치고 갔으나 병사들이 별 반응을 보이지 않자 뒤돌아 쫓아가는 모습이 찍혔습니다. 그 이후 CCTV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10명의 고등학생들은 2명의 병사들을 집단폭행하고 병사 중 1명은 안면 골절상을 입는 등 전치 6주의 심한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후 밝혀진 폭행 사유는 그저 군인들에게 심심풀이로 시비를 건 뒤 돈도 뜯어내기 위해서였는데, 군이나 경찰에 소속된 국가직 소속 인원이 민간인과 폭행 사건이 발생하면 여러 모로 큰 불이익이 있기 때문에 시비가 붙을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는 군인들의 속성을 이용한 아주 비열한 사건이었습니다. 가해 학생들은 2011년 2월에도 이런 식으로 다른 군인 4명을 다치게 했다는 사실이 나중에 밝혀졌습니다.
사건 경위가 당시 양구에 있던 21사단(백두산부대)와 2사단(노도부대)에 보고되며 사건이 커지게 됩니다. 사건이 커지기 전 강원도 군부대 인근 지역들의 경제 상황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양구군, 화천군, 인제군 등 강원도 전방 보병사단들 인근에 있는 지역의 상권은 전적으로 군인들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닙니다. 외출, 외박, 휴가를 나오는 장병들과 간부들이 상권 매출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군인 없이는 상권이 돌아가지 않습니다.
그러나 군부대 인근 지역 상인들은 주말에만 외출, 외박을 나오는 장병들의 제도를 악용하여 2011년 기준 '주말에만 PC방 1시간 2,500원 (평일에는 1,000원)을 받거나 평일에는 3만원도 하지 않는 허름한 여관방이 주말에는 10만원이 넘는 요금을 받는 등 악덕 상업행위를 오랜 세월 일삼아왔습니다. 군 장병과 간부들은 외출, 외박시에도 특정 거리 이상을 가지 못하는 '위수지역' 경계로 인해 울며 겨자먹기로 해당 상권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건의 경위가 21사단과 2사단의 지휘관들에게 보고됩니다. 이를 들은 당시 21사단 장준규 소장과 2사단의 이순진 소장은 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여러 정보를 입수하고, 장병들을 비롯해 많은 하급 간부들의 의견도 꼼꼼히 수렴하기 시작합니다. 분노하고 있던 군 당국에 불을 붙여버린 것은 당시 양구군의 대응입니다.
양구군은 '젊은 학생들 앞길 막을 일 있냐?'라는 태도로 학생들에 대한 선처를 강요하고 군부대를 압박합니다. 이에 2사단과 21사단은 공조하여 우리나라 군대 역사상 유례가 없는 초강경 대응을 실시합니다, 인근 상권 전면 보이콧을 실시한 것입니다.
전 장병 및 간부 모두 외출/외박을 명령 철회 지시가 있을 때까지 금지하고 특히 21사단은 양구군민이 운영하거나 연관된 상점과 운송 수단은 이유를 불문하고 절대로 이용하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장병들의 휴가 출발 및 복귀 때도 양구시외버스터미널이 아닌 다른 지역의 터미널까지 버스를 보냈으며, 군 차량이 부족하면 간부들의 자가용을 동원하여 휴가자들을 실어 날랐습니다. 또한 수시로 시가지에 헌병들을 순찰시켜 양구 상권을 이용하는 장병들을 영창에 보내기도 하였습니다.
두 사단의 보이콧으로 인해 양구군 일대의 경제 완전히 마비되고 됩니다. 군인들이 상권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던 와중에 군인들이 상권으로 전혀 나오지 않자 주변 상권이 말라붙어 버린 것이죠. 결국 백기를 든 양구군에서 자체적으로 가해 학생들을 붙잡아 해당 부대에 사과하게 만들었고, 가해자 전원이 기소당한 이후에야 양구군 보이콧은 해제되었습니다. 사필귀정일까요 군장병들 외출 외박 가능지역을 제한하던 위수지역 제한령이 2019년 완전 폐지되면서 강원도 전방사단의 장병들도 서울까지 외박을 나올수 있게 되었습니다.
영화에나 나올법한 정말 사이다 조치를 취했던 당시 21사단장 장준규 소장은 후에 육군참모총장을, 2사단 이순진 소장은 합동참모의장을 역임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