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 서울대 정외과 교수1 25.01.13 동아일보, [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눈부실 정도 아니거든, ‘법을 넘어선 존재’ 꿈꾸지도 말라 《종교적 가르침을 논리로 설득할 수 있을까. 논리를 통해 설득된 가르침은 논리에 의해 기각될 수 있다. 그것은 논변의 영역이지 믿음의 영역이 아니다. 무엇인가 믿는 것은 그 세계관을 통째로 접수하고 그 안에서 헤엄친다는 뜻이지, 맞는지 안 맞는지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따지는 일이 아니다. 그러니 ‘믿음’이라는 말조차 부적절하다. ‘믿음’이라는 말에는 믿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서려 있으니까. 길을 걸을 때 눈앞의 땅이 꺼지지 않을 것을 믿고 걷는가? 믿고 말고 따지기 전에 그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걷지 않던가.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다. 땅의 견고함을 받아들여야 비로소 땅을 잊고 걸을 수 있다.》이처럼 무엇인가를 흠뻑 받아들이는 일은, 그것을 믿고 있다는 생각 자체를 넘어선다. 그러면 인간은 무엇.. 2025. 1.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