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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2

젊은 벗들! 역사에서 무엇을 배우는가, 죽음의 굿판을 당장 걷어치워라(전문), 김지하 젊은 벗들! 역사에서 무엇을 배우는가 - 김지하 죽음의 굿판 당장 걷어치워라. 환상을 갖고 누굴 선동하려 하나 젊은 벗들! 나는 너스레를 좋아하지 않는다. 잘라 말하겠다. 지금 곧 죽음의 찬미를 중지하라. 그리고 그 굿판을 당장 걷어치워라. 당신들은 잘못 들어서고 있다. 그것도 크게! 이제나 저제나 하고 기다렸다. 젊은 당신들의 슬기로운 결단이 있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숱한 사람들의 간곡한 호소가 있었고,여기저기서 자제 요청이 빗발쳐 당연히 그쯤에서 조촐한 자세로 돌아올 줄로 믿었다. 그런데 지금 당신들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정권보다 큰 생명 생명이 신성하다는 금과옥조를 새삼 되풀이하고 싶지는 않다. 하나 분명한 것은 그 어떤 경우에도 생명은 출발점이요 도착점이라는 것이다. 정치도 경제도 문화도,.. 2022. 5. 9.
황지우 한예종 총장의 레전드 입학식 축사 내가 시에 처음 ‘눈 떴던’ 때라고 할까요, 파블로 네루다식으로 표현해서 “시가 나를 찾아왔을 때”가 중3 때였던 것 같습니다. 뜬금없이 누군가가 그리워지고, 방학 때 시골 친구집 가서 곁눈으로 힐끗 보았던 친구 누나가 무장무장 보고 싶어지고, 사타구니에서 이상한 털이 나기 시작하면서 생의 비린내를 느꼈다고 할까요, 어느 날 갑자기 산다는게 시시하게 느껴지고, 가을날의 신작로 앞에서 어디론가 멀리 훌쩍 떠나버리고 싶던 이른바 사춘기 징후 속에서 문학이라는 열병에 감염되고 말았습니다. 그 무렵 김소월의 ‘초혼’이나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고독’이라는 시를 접하고는 그만 내 가슴이 무너져버렸습니다. 그때부터 나는 자주 가슴이 무너져내렸는데, 심지어는 최희준의 ‘하숙생’이라는 유행가만 들어도 그랬습니다. 요즘.. 2022. 3.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