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초보은(結草報恩), 춘추좌씨전에 나오는 고사입니다. 중국 춘추시대 진(晉)나라의 장수 위무자에게 젊은 첩이 있었습니다. 위무자는 죽을 병에 걸리자 아들 위과에게 “내가 죽은 뒤에 너의 계모를 다른 사람에게 시집보내라”라고 유언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병이 위독해서 죽을 날이 다가오자 마음이 약해진 위무자는 말을 바꾸어 "아내를 함께 무덤에 순장시켜 달라”고 했습니다. 위무자가 세상을 떠나자 위과는 “병이 위독하면 정신이 혼란스러워진다. 나는 아버지의 정신이 맑을 때 내린 명을 따르는 것이다”라며 젊은 계모를 다른 곳으로 시집 보냅니다.
시간이 흘러 위과가 노나라를 공격했을 때 진(秦)나라가 개입하여, 진(晉), 진(秦) 나라 간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진(秦) 장수 두회(杜回)는 천하장사로 120근이나 되는 개산대부(開山大斧)를 쓰는데, 그 힘을 당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위과가 밤에 전쟁에 이길 방법을 고민을 하다가 깜빡 잠이 들었는 데, 꿈에서 한 노인이 나타나 “청초파,청초파,청초파”라고 하길래 깨어났습니다. 위과는 잘 못 들었는가보다 생각하고 다시 잠이 들었는데 같은 노인이 다시 나타나 “청초파”를 또 외치는 것이 아닌가? 다시 잠이 깨어 주위를 둘러보니 아무도 없었습니다.
위과는 전쟁에 같이 출전한 동생 위기를 불러 이 사실을 이야기 하고 의논하니, 동생 위기가 “여기서 십리 떨어진 곳에 보씨의 못이 있는 데 거기에 청초파라는 둑이 있습니다. 거기를 말하는 것 같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며 "혹 신인이 꿈에 나타나 진(秦)군이 청초파에서 패할 것이라는 걸 알려준 것은 아닌지요?”라고 하였습니다. 두회를 이길 뚜렷한 방법이 없던 진(晉)나라 장수 위과는 이튿날 청초파에서 전투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이튿날 진(秦)나라 장수 두회(杜回)를 유인하여 청초파에서 전투를 하는데, 두회가 이상하게 발을 옮겨 놓을 때마다 비틀거리기 시작하였으며, 얼음판을 걷는 듯 몸이 자유롭지 못하였습니다.
이때 위과의 눈에는 도포를 입은 웬 노인이 나타나 두손으로 풀을 갈라서 잡고 있다가, 두회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두회의 발을 묶어 두회의 자유를 빼았는 광경이 보였는데,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두회가 몸의 중심을 잡지 못하는 때를 이용하여 진(晉)나라 군사가 두회를 칼과 창으로 찔러 죽였고, 장수를 잃은 진(秦)나라 군사들을 무찔러 전쟁에서 크게 승리하였습니다.
그날 밤 다시 잠이 든 두회의 꿈에 노인이 나타나서 말하기를 “나는 당신이 살려준 계모의 친정아버지입니다. 당신이 우리 딸을 살려주었기 때문에 죽은 혼령이지만 풀을 묶어서라도 은혜에 보답한(結草報恩) 것이오”라고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