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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IT

듣고 싶은 대로 듣기, 몬더그린 현상(Mondegreen Effect)

by 지식노트 2022.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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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onny Earl of Murray(머레이의 잘생긴 백작)’이라는 스코틀랜드 노래 가사 중 ‘레이드 힘 온 더 그린(laid him on the green·그를 풀밭에 눕혔네)’이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노래를 들은 어느 미국 작가는 해당 구절을 ‘레이디 몬더그린(lady Mondegreen·몬더그린 아가씨)으로 잘못 이해했습니다.

그 작가는 특정한 발음이 듣는 사람에게 익숙한 말로 들리는 현상에 대한 책을 쓰면서 이 노래 가사를 사례로 들었습니다. 특정 문장을 자신이 아는 다른 말로 잘못 듣는 현상이 ‘몬더그린(Mondegreen) 효과’라고 불리는 것의 유래입니다. 예전 개그콘서트 프로에서 팝송 ‘All by my self’(올 바이 마이 셀프)를 ‘오빠 만세’로 바꿔서 부른 코너가 있는데 몬더그린 효과를 아주 잘 활용한 개그 코너입니다.

청자에게 불분명한 소리를 들려주고 자막에 특정 단어를 보여주면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진 경험을 다들 해보셨을 것입니다.특히 음향이 불분명하거나 좋지 않을 때 이런 경향은 더욱 심해집니다. 충남 서산의 해미 성지의 ‘여수머리’는 천주교 박해 시기에 “예수, 마리아”를 부르며 형장으로 끌려가던 천주교인들의 말 당시 주민들이 잘못 알아들은 것에서 유래했고, 함안의 각대미산도 6·25전쟁 당시 미군들이 욕설 ‘갓뎀’이라고 말하는 것을 동네 사람들이 잘못 해석하여 생긴 지명이라고 합니다.

 

몬더그린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일정 중 글로벌펀드 재정회의가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이 1억 달러를 부담하기로 발표한 것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회견장을 빠져나가며 여러 ENG 카메라 앞에서 "국회에서 이새끼들이 승인 안해주면 바이든 쪽팔려서 어떡하나"는 발언이 MBC에 의해 취재되어 전세계로 공개되었습니다.

MBC는 이를 그대로 보도했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등은 동맹국인 미국의 의회와 대통령을 욕해 동맹을 위협하고 국격을 떨어뜨린 외교참사라고 공격했습니다. 대통령실을 비롯한 여당은 가만있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실은 해명으로 국회는 '한국 국회'이며, '바이든'은 '날리면'이라고 말했으며, MBC가 사실을 왜곡한 보도를 하였다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집권여당과 대통령은 국정에 대한 무한 책임을 지는 자리입니다. MBC가 왜곡 보도를 했을 수도 있습니다, 야당이 이를 이용해 악의적으로 정치적 갈등을 유발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불필요한 갈등으로 국정 운영에 방해가 된다면, 적절한 판단으로 갈등을 최소화 하는 것이 현명한 행위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잘못을 인정하거나, 본인의 과오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 모습이 집권 초기부터 자주 지적받았습니다. 대통령 후보 시절에는 정치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켜도 좌고우면하지 않고 밀고나가는 모습이 뚝심있는 리더의 모습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윤석열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고 국정 운영의 최고 책임자입니다. 풍파를 일으켜 국정 운영에 방해를 받는다면 누가 더 큰 이득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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