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차로 약 20~30분만 가면 담양입니다 담양군 객사리에 위치한 담양 국수거리에는 조그마한 국수 가게들이 관방제림을 따라 줄지어 있습니다. 국수거리를 얘기하려면 먼저 담양 죽물시장과 관방제림에 대해 이야기 드려야겠네요.
담양 관방제림은 수해 방지를 위해 1648년(인조 26년)에 조성되었습니다. 옛날에는 홍수가 날 때마다 담양천이 범람해 천변에 큰 수해 피해를 입혔다고 합니다 당시 담양 부사는 제방을 쌓고, 제방이 쓸려가지 않도록 나무도 심어서 튼튼하게 하였습니다.
이후 조선 철종 때인 1854년 담양 부사는 제방과 숲을 다시 정비했고, 가산을 털어서까지 담양의 제방을 철저히 관리했다고 합니다, 참 대단한 분이죠. 이렇게 국가, 즉 관에서 만든 제방이 현재도 그 명맥을 이어옵니다 그래서 둑의 이름은 관방제(官防堤), 숲의 이름은 관방제림(官防堤林)입니다.
유래 깊은 전남 담양 죽물시장이 바로 이 관방천을 따라 열렸습니다. 조선 중기인 1700년대부터 시작된 죽물시장은 200년 넘게 명맥을 이어온 전국 유일의 ‘대나무 5일장’이었습니다.
대나무를 이용해 만든 세상 모든 물품이 담양 죽물시장에서 거래되었습니다. 하지만 1980년대를 지나며 플라스틱 상품들이 죽제품을 대체하기 시작했고, 죽물시장도 점차 쇠퇴하여 장을 닫게 됩니다.
그러나 담양 죽물시장의 명성을 현재는 담양 국수거리가 이어오고 있습니다 천변 공터에서 죽물시장과 우시장이 열리고, 씨름패와 놀이패가 판을 칠 때. 상인들과 구경온 사람들은 천변 국수 가게들에서 빠르고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하곤 했습니다.
죽물시장이 없어지고도 국수 가게들은 50여년이 넘게 옹기종기 모여 담양 국수거리를 형성했습니다. 현재는 관방제림을 따라 약 10~20여개의 가게들이 있습니다. 국수 거리에 들어서면 구수한 멸치육수 향이 손님들을 반깁니다식당마다 강변 쪽에 야외에서 먹을 수 있는 평상을 마련해 놓았습니다.
담양 국수거리만의 매력은 두 가지 입니다
1. 관방천 옆 야외 식탁에서 즐기는 유유자적함
담양 국수는 관방제림 나무 아래 야외 식탁에서 제 맛입니다 자연과 한데 어우러져 오랜만에 소풍 나온 기분을 제대로 낼 수 있습니다. 유유히 흐르는 관방천을 보며 국수 한 그릇 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관방천 산책로로 향하게 됩니다
2. 국수거리 별미 ‘약계란' 을 드셔보실 수 있습니다
약계란은 멸치 국물, 댓잎 가루를 넣은 국물, 각종 한약재를 넣은 국물 등으로 삶아 간이 잘 배여 있어, 소금 없이도 목이 안 메이는 맛있는 계란입니다.
국수거리 메뉴는 단순합니다 대부분의 가게들이 물(멸치)국수, 비빔국수, 약계란입니다. 특별한 재료도 들어가지 않는 것 같은데도 맛이 향긋하고 구수합니다. 소위 말하는 '국수 본연의 맛'이 아주 잘 살아있습니다. 비빔국수도 참 맛있습니다. 일반적인 비빔국수에 오직 추가된 것이라고는 열무김치 하나 정도 인데 먹다보면 어느새 그릇의 밑바닥이 보일만큼 감칠맛이 대단합니다.
날씨가 점점 풀리고 있습니다 봄 나들이 가실 때 담양국수거리 방문해보세요 유유히 흐르는 관방천 바라보며 국수 한 그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