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도대체 왜 이렇게 무능한 상사가 많은가? 이 사람은 어떻게 저 자리까지 갔는가?'라는 생각을 할 때가 굉장히 많습니다. 무능력한 상사는 어디에나 존재하고, 매번 새로운 유형의 빌런들을 만나며 직장인들은 점점 인류애를 잃어갑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무능력한 '상사'가 많은 것일까요? 캐나다 출신의 교육학자 로렌스 피터(Laurence J. Peter)는 1969년 자신의 저서 『피터의 법칙(The Peter Principle)』에서 직장내 무능력한 상사가 많은 이유를 이론적으로 제시합니다.
피터의 법칙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조직에서 모든 직원은 자신의 무능력이 증명되는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승진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수직적 계층조직에서 승진은 기존 직책의 업무 성과만를 토대로 이루어지며, 앞으로 승진할 직책이 요구하는 능력에 대해서는 검증하지 않는다. 결국 출중한 이도 승진을 거듭하면 자신의 능력 밖 단계까지 도달하고, 결국 조직의 상위 직급은 무능한(무능함이 검증된) 이들로 채워진다.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김과장은 현재 A 회사 내에서 에이스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실적도 좋고 인간관계도 원만하며 근태도 훌륭합니다. 김과장는 총 30의 역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A회사가 대리에게 요구하는 역량은 10, 과장에게는 20의 역량이 요구하지만 팀장에게는 100의 역량을 요구합니다. 시간이 지나 김과장의 역량이 50까지 성장했는데, 회사는 그에게 팀장으로서의 역량을 검증하지도 않은채 기존의 업무성과만 가지고 그를 팀장으로 임명합니다.
약 6개월이 지났습니다. 김팀장이 책임을 맡은 팀의 성과는 현저히 낮아졌으며, 김팀장은 사장 주재 간부 회의에서도 팀이 필요로 하는 아이템을 챙기지 못해 점점 악순환에 빠집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김팀장 옛날에는 날아다녔는데 왜그러지? 요즘 무슨 일 있나?"
당연히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김팀장의 역량은 50이며, 그를 100의 역량이 요구되는 팀장의 자리에 앉힌 회사의 인사 시스템이 문제입니다. 김팀장은 아직 팀장 직책을 달기에는 부족했으며, 앞으로 영원히 부족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것을 미리 검증하고, 평가하는 것이 회사의 인사 시스템이지요. 피터의 법칙도 그렇습니다, 직원은 자신의 무능력이 증명되는 수준까지 승진하려하지만 결국 특정 직급에서는 자신의 무능력이 드러납니다. 그때부터 그는 밑에 직원들에게 '무능력한 상사'로 찍혀 욕을 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직위를 무능력한 사람들이 가득 채운다면 도대체 그 조직은 어떻게 굴러갈 수 있다는 말인가요? 여기서 피터는 그의 책에서 이렇게 답했습니다 , "수직적 계층조직에는 아직 자신의 무능이 증명되는(능력이 고갈되는) 직위까지 승진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