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좋아하시나요? 농구는 전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즐기지만 농구의 본산은 결국 미국 프로리그인 NBA입니다. 모든 선수들의 꿈의 무대이자, 세상에서 가장 농구를 좋아하는 선수들이 모이는 리그입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NBA에 만만치 않게 사람들이 미쳐서 열광하는 리그가 있습니다, 그 리그가 바로 미국 대학농구 NCAA Men's Division I Basketball Championship입니다.
미국 대학농구의 수준은 굉장히 높습니다, 대한민국 농구 국가대표팀이 전미 대학농구 16강팀을 만나도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이 미국 대학농구 팀들이 매년 참가하는 대회가 바로 NCAA Basketball Championship 입니다.
매년 3월부터 시작되는 NCAA 토너먼트는 전국의 Division I (미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대학들을 포함) 대학 중 최고로 선정된 68개 팀이 경합하는 싱글 엘리미네이션 방식의 대회이고 이 토너먼트에 참가하는 것을 "going dancing", 즉 "춤추러 간다"고 표현합니다. 그래서 이 대회를 March Madness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대회에 참가하는 68개팀 중 32팀은 각자 지역별 컨퍼런스 토너먼트를 우승함으로서 자동진출권이 주어집니다. 나머지 36팀은 NCAA 선정위원회가 시즌 내내 검토를 거쳐 선정하게 되는데, 이 기간 동안엔 온갖 추측과 분석이 난무합니다. 시즌 동안 이 대진을 예측하는 것만으로 먹고사는 전문 애널리스트도 있을 정도라고 하죠. RPI 통계라는 엄청나게 복잡한 수치를 기반으로 하고, 선정위원회의 심사가 이뤄진 후 36개의 at-large bid가 선정됩니다.
68개팀이 선정되면 단판 대진을 벌이기 시작합니다. 토너먼트에서 16강 대진이 확정되면 이걸 "Sweet Sixteen"이라 칭하고, 8강은 "Elite Eight", 4강은 "Final Four"라고 합니다. 이때쯤 가면 전국적 열기가 생성되는데 그 규모가 어느정도냐면 Final Four부터는 각 지역 승자들이 경기를 하며 5만석 이상 들어가는 NFL경기장을 사용해야 할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왜 대학 농구 토너먼트를 3월의 광란(March Madness)라고 부를까요?
1. 이변이 밥 먹듯이 발생한다
농구는 승패가 확실하게 갈리는 플레이오프 토너먼트가 64강(참가팀은 68팀)부터 존재하는데, 이 토너먼트의 의외성이 대학농구의 인기몰이에 가장 큰 역할을 합니다. 이변이 거의 일어나지도 않고, 극소수의 전국구 강팀만이 참가 가능한 미식축구 플레이오프에 비해, 대이변과 신데렐라 스토리가 밥먹듯이 나오는 토너먼트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인기 포인트입니다.
2. 시기 선정을 잘했다
3월달은 풋볼은 프로와 대학 모두 시즌이 끝난 뒤이고, NBA, NHL은 시즌 후반~끝물이라 플옵 진출팀과 꼴찌 경쟁팀(로터리를 통해 드래프트 1번을 먹으려는 팀)이 갈리며, MLB는 그 즈음에야 스프링 트레이닝을 시작합니다. 시기적으로 다른 스포츠가 다소 재미가 덜할때쯤 대학농구의 시즌 하이라이트인 마치 매드니스가 열리는 만큼 다수 언론의 관심이 대학농구로 쏠리게 되어있습니다.
3. 지역기반 응원이 가능하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종목으로 시청률을 나눠먹는 NBA의 경우 30팀밖에 안돼서 적당히 가까운 연고나 인기팀을 응원해야 하지만, 전국의 대학은 널리고 널린지라 팬들에게 우리 고향팀이라는 감정을 안겨주고, 팀과 밀착된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인기가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깡촌 출신이라 근처에 프로팀이 한 개도 없는데 우리 동네 깡촌 대학팀이 전국구 토너먼트에 나갔다하면 본인 출신 학교만큼이나 열광합니다. 물론 동문들이야 말할 것도 없다. 때문에 March Madness의 결승전은 FBS 내셔널 챔피언십 게임과 비슷한 인기를 누린다고 봐도 좋습니다.
이러한 점들로 인해 대학농구 경기에 마이콜 조던, 오바마 대통령 등 글로벌 인기스타들이 등장하여 자교 경기를 지켜보기도 하며, 그뿐 아니라 NBA측에서도 토너먼트가 시작되면 엄청나게 주목합니다. 스카우팅 때문에 경기장마다 스카우터들이 우글거리는 건 당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