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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불취무귀(不醉無歸), 취하지 않으면 돌아가지 못한다.

by 지식노트 2022.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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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세출의 군주 조선 정조는 자신이 다스리는 백성들 모두가 배부르게 먹고 흠뻑 취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정조는 자신이 그런 나라를 만들어 주지 못한 군왕이라 미안함을 토로했다고 정조실록에 전해집니다.

정조는 신하들, 백성들과 격식없이 술자리를 즐겼고 연회가 끝나면 남은 음식을 신하들에게 골고루 나누어주라 하였습니다. 정조가 술자리마다 항상 건배사로 연회의 시작을 알리던 말이 있습니다.

"불취무귀(不醉無歸), 취하지 않으면 돌아가지 못한다."

 

불취무귀

실제로 취할 정도로 술을 먹자는 뜻도 있었겠지만, 흠뻑 취해도 삶에 아무 지장이 없을 정도로 풍요로운 나라를 만들어가고자 했던 정조의 다짐이자 철학입니다. 정조는 1792년, 성균관 시험에 합격한 젊은 유생들에게 경복궁 희정당에서 연회를 베풀며 "옛사람의 말에 술로 취하게 하고 그의 덕을 살펴 본다"라고 했으니 너희들은 모름지기 '취하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는다(不醉無歸)'라는 뜻을 생각하고 각자 양껏 마셔라"라며 술과 음식을 내렸습니다. 또한 정조의 대표적인 유산 수원 화성을 축조하는 기술자들과의 술자리에서도 마음껏 술을 마시라며 불취무귀(不醉無歸)라는 건배사를 했다고 기록에 남아있습니다.

아름다운 철학을 담은 건배사이지만, 정말 취하지 않으면 돌아갈 수 없는 울적함을 달래며 외치기에도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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