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대 테니스 대회는 국제 테니스 연맹에서 주관하는 가장 권위있는 4개의 테니스 대회를 말합니다. 영국에서 열리는 윔블던, 호주 오픈, US오픈, 프랑스 오픈이 세계 4대 테니스 대회입니다.
4대 메이저 대회 중 역사가 가장 짧은 호주 오픈은 매년 1월 호주 멜버른에서 개최됩니다. 1905년 처음으로 개최되어 1968년까지는 호주 여러 도시의 잔디코트에서 치뤄졌습니다. 그러다 1969년부터 프로 선수들에게도 참가 자격이 허용되었으며 1988년부터는 하드코트로 변경되어 개최되고 있습니다. 호주 오픈은 호주에서 개최되는 스포츠 이벤트중에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합니다. 4개 대회 중 가장 먼저 시작하는 대회인만큼 그 해 선수들의 컨디션과 성장세를 가늠할 수 있는 이벤트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다른 대회보다 역사가 짧고 상금도 적어서 90년대까지는 톱 플레이어들은 참가하지 않는 대회였으나 점차적으로 그 유명세를 높여가며 이제는 명실상부한 세계 4대 오픈 중 하나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그러나 1월 호주 기후가 지독한 폭염으로 악명이 높아 선수들의 개인 컨디션 조절이 힘들고, 크리스마스 연휴 직후에 치뤄지는 일정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하기 어렵기에 대회를 2월로 옮기자는 요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프랑스 오픈(롤랑가로스 오픈)은 매년 5월말 ~ 6월초 파리 근교 블로뉴의 롤랭가로스 테니스 클럽에서 개최되는 대회로 1891년 출범했습니다. 1923년까지는 프랑스 클럽 멤버의 대회로 진행되다 1925년부터 외국 선수들에게 개방이 되었고, 1968년부터는 프로들에게도 오픈되었습니다. 프랑스 오픈은 붉에 구운 다음 분쇄한 빨간 벽돌가루로 만든 앙투카라는 코트에서 치뤄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일명 클레이코트로 불리우는 이 코트는 경기장의 특성상 공의 바운드와 속도가 일정하지 않아 이변이 많이 일어나며, 흙 코트의 특성상 뛰어다니는데 체력이 많이 소진되어 체력이 좋은 선수들이 유리한 코트이기도 합니다. 역사상 최고의 클레이코트 플레이어인 스페인의 '라파엘 나달'선수가 엄청난 강세를 보이는 대회입니다.
윔블던 오픈(Wimbledon)
영국 런던 인근의 윔블던에서 열리는 윔블던 대회의 공식명칭은 윔블던 챔피언십(The Championships, Wimbledon)입니다. 1877년 처음으로 개최되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테니스 토너먼트로서 테니스 대회 중 최고의 권위를 가진 대회로 꼽힙니다. 윔블던은 매년 6월 말 ~ 7월 초에 개최되며 4대 테니스 대회 중 유일하게 잔디 코트를 사용합니다. 잔디 코트라는 특성상 강서브 또는 서브 & 발리가 강한 선수가 이 대회에서 매우 강한 면모를 보입니다. 천연잔디는 미끄러운데다 공이 잔디에 스치듯이 튀어 서브가 빠르면 빠를수록 바운드와 회전이 심하게 들어가 리턴하기가 어렵습니다.
테니스 종주국 영국에서 열리는 가장 권위있는 대회인지라 여러 가지 규정도 상당히 엄격히 적용됩니다. 대표적으로 경기에 참여하는 모든 선수들(주니어 부분 포함)은 착용하는 모든 복장을 반드시 흰색으로 통일해야 한다는 엄격한 규칙으로 유명합니다. 상하의 경기복은 기본이고 양말이나 운동화, 해어밴드, 암밴드 등 자잘한 것들도 흰색인 것을 착용하도록 규제합니다. 또한 관중석에 여왕과 황태자 등 영국 직계 왕족이 있을 때는 경기 시작 전/종료 후에 선수들이 예를 표해야 하는 규정도 존재합니다.
윔블던 다음으로 역사가 오래된 테니스 대회로, 4개 대회 중 가장 늦은 매년 8월~9월에 열려 시즌 피날레를 장식하는 대회입니다. 1881년 로드 아일랜드주 뉴포트의 카지노클럽에서 'US National Championships'라는 이름으로 처음 열렸고 1965년부터 US오픈으로 개칭되었습니다. 경기가 열리는 뉴욕시 USTA 빌리진킹 국립테니스센터의 메인 코트인 '아서 애시 스타디움'은 23,771명을 수용하는 전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규모의 테니스 코트입니다.
코트 재질은 호주 오픈과 동일한 하드코트이며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답게 대회의 관리 수준이나 상금 규모가 엄청납니다.US 오픈은 남녀의 상금을 똑같은 액수로 정한 최초의 대회로, 4대 메이저 대회 중에서 총 상금이 가장 많은 대회이기도 합니다. (한화 약 40억 규모)
커리어 그랜드 슬램, 캘린더 그랜드슬램 (Career Grandslam, Calendar Year Grandslam)
위의 4대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를 현역 선수생활 동안 1번 이상씩 우승하는 것을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고 합니다. 말 그대로 선수의 커리어를 통틀어 메이저 4대 대회를 모두 우승해보는 것을 뜻합니다. 메이저 대회 특성상 세계에서 가장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참가하는데다, 4개 대회의 특징과 코트 특성들이 모두 달라 이것을 모두 우승해보는 것은 정말로 대단한 업적입니다. 또한 테니스라는 종목이 축구나 농구 등 팀스포츠가 아니라서 말 그대로 몇 시간에 걸친 1대1 승부에서 오롯이 개인의 기량에 의해 승부가 갈리기 때문에 메이저 대회 1개를 우승하는 것도 엄청난 체력과 집중력을 요구합니다. 커리어 그랜드 슬램 달성자로는 오픈시대(프로 선수들의 참가를 허용한) 전에는 프레드 페리, 로이 에머슨이 있고 오픈시대 이후에는 안드레 애거시, 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 노박 조코비치가 이를 달성했습니다.
이것보다 더욱 대단한 성과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입니다. 호주 오픈(1월), 프랑스 오픈(5~6월), 윔블던 오픈(6월~7월), US 오픈(8월~9월)에 열리는 모든 메이저 대회를 동일한 년도에 모두 우승하는 것이 캘린더 그랜드슬램입니다. 말 그대로 그해 년도에는 특징이 다른 4개의 메이저 대회에서 한 번도 지지않고 모두 이겨야 달성할 수 있는 대업입니다.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1938년 돈 법지, 1962/1969년 로드 레이버가 달성했습니다. 1969년부터 2022년 현재까지는 아무도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