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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완벽하다, 하자있다. 하나의 물건에서 유래했다?

by 지식노트 2022.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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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잡을 데 없이 완전하다는 뜻의 ‘완벽(完璧)’과 그 반대되는 뜻인 ‘하자(瑕疵)’는 정반대의 의미이지만 사실은 하나의 물건으로부터 유래된 단어들입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최고의 외교가라 알려진 ‘인상여’가 이 두 단어와 깊게 연관되어 있죠. 기원전 3세기 중국 조나라 혜문왕은 귀한 보석, 화씨지벽을 손에 넣습니다 화씨지벽은 귀하고 거대한 옥구슬이자 희대의 보물입니다.

당시 조나라와 인접한 강대국 진나라는 화씨지벽과 조나라와의 전쟁에서 빼앗은 15개 성을 교환하자는 파격적인 제안을 합니다. 그러나 당시 진나라 왕이던 소양왕은 다른 국가와의 약속을 여러 번 파기한 바 있어 믿기 어려운 사람이였습니다.

조나라 조정은 화씨지벽을 주는 것에 대해 갑론을박하며 시간을 계속 보냈습니다. 후에 조나라 재상까지 오르는 인상여는 이 상황을 보다 못해 사신이 되길 자청해 화씨지벽을 가지고 진나라로 갑니다.

인상여는 먼저 화씨지벽을 진나라 왕에게 바쳤지만, 진나라 왕은 역시 약조한 15개 성에 대해 이야기도 꺼내지 않습니다. 그가 15개 성을 돌려줄 마음이 없음을 알게 되자 인상여는 귀책을 부립니다 인상여는 소양왕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화씨벽에도 남들이 잘 모르는 하자(작은 흠)가 하나 있는데 그걸 알려드리겠습니다". 이에 화씨지벽을 잠시 다시 돌려주자, 인상여는 화씨벽을 손에 들고 약조대로 성을 돌려주지 않으면 보석을 던져 산산조각내겠다고 협박합니다.

깜짝 놀란 소양왕이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지만 인상여는 화씨지벽같은 천하의 보물을 받으려면 5일간 목욕재계를 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소양왕은 5일간 목욕재계를 하지만 그 사이에 인상여는 몰래 사람을 시켜 화씨지벽을 조나라로 돌려보냅니다.

전모를 파악한 진나라 소양왕은 지금 와서 배포가 큰 인상여를 죽여봤자 천하로부터 웃음거리만 되게 생기게 되었습니다 소양왕은 그를 살려줬을 뿐만 아니라 큰 선물까지 함께 딸려보내며 자신의 큰 그릇을 자랑합니다.

인상여의 이 대담한 사건은 화씨지벽을 무사히 조나라로 가져왔다하여 ‘완벽귀조(完璧歸趙)’라 불렸고, 완벽이란 말이 여기서 유래하게 됩니다. 하자(瑕疵)는 아까의 에피소드에서 설명한 바대로 보석에 있는 작은 점, 옥의 티를 일컫는 말이죠.

이 완벽의 인상여 사건에 등장하는 또다른 용어로 요즘 뉴스에서 많이 들어본 ‘화천대유(火天大有)’가 있습니다. 목숨을 건 여정을 떠나기 전, 인상여가 점을 봤는데 그때 나온 화천대유였다고 합니다. 주역 64괘 중에서도 '태양이 온 천하를 크게 비춰 얻는다' 라는 길운을 상징하는 점괘입니다.

자기의 목숨을 초개처럼 버린 인상여의 이야기와 요즘 언론에서 보도되는 화천대유가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 연인같은 느낌이 드는건 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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