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전 총리는 영원한 2인자이자 3김 시대의 한 축을 담당했으나 촌철살인의 어록에 있어서는 단언컨대 대한민국 정치사의 1인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숱한 명언과 어록을 한국 정치사에 새긴 김종필 전 총리의 어록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961년부터 진행된 대일 청구권 협상 과정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2의 이완용이 되더라도 한일 국교를 정상화시키겠다”.
1963년 민주공화당 창당 과정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2선 후퇴를 놓고 내분이 끊이지 않자 JP는 모든 공직에서 물러납니다.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이번 여행은 나의 희망 반, 외부의 권유 반으로 떠나게 되는 것이오.” 라고 말했고 동아일보가 이 말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보도하면서 JP의 대표 어록이 되었습니다.
1995년 지방선거, 천안역에서 선거 유세를 하던 그는 사자후처럼 토해낸 한 마디로 당시 지방선거 민자당의 충청도 대승을 이끕니다. “경상도 사람들이 충청도를 핫바지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아무렇게나 취급해도 아무말 없는 사람, 소견이나 오기조차도 없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다”
1980년 2월 김상만 당시 동아일보 회장이 주최한 인촌 김성수 선생 추도 행사에 참석한 JP는 기자들에게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은 왔으나 봄 같지 않다)이라는 말을 아십니까”라고 말했습니다. 신군부의 집권을 정확히 예측한 통찰력있는 발언이었습니다.
1996년 김영삼 정부의 ‘역사 바로세우기’에 대해서 “역사는 끄집어 낼 수도, 자빠트릴 수도, 다시 세울 수도 없다. 역사는 그냥 거기서 배우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1997년 자민련 중앙위원회 운영위에 참석한 그는 “내가 제일 보기 싫은 것은 타다 남은 장작”이라면서 “완전히 연소해 재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1998년 총리 서리 당시, 기자들이 “서리 꼬리가 언제 떨어질 것 같으냐”고 묻자 “서리는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녹아 없어지는 것”이라고 여유있게 받아쳤습니다.
1998년 12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 당선인에게 내각제 개헌 약속을 지키라며 "참다가 안 되면 몽니를 부리겠다"고 경고했는데 '몽니'는 그뒤 일상용어가 되었습니다.
2001년 초 당시 이인제 민주당 최고위원이 4.13 총선때 그를 두고 ‘서산에 지는 해’라고 발언하자 “나이 70이 넘은 사람이 저물어 가는 사람이지 떠오르는 사람이냐. 다만 마무리할 때 서쪽 하늘이 황혼으로 벌겋게 물들어갔으면 하는 과욕이 남았을 뿐”이라며 멋있게 받아쳤습니다.
2011년 인사를 온 안상수 당시 한나라당 대표에게 "정치는 허업(虛業)이다. 기업인은 노력한 만큼 과실이 생기지만 정치는 과실이 생기면 국민에게 드리는 것"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