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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술

돼지고기 덜 익혀 먹어도 되는 이유

by 지식노트 2022.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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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소고기는 살짝만 익어도 되지만 돼지고기는 다 익혀 먹어야 한다'라는 말 많이 들어보셨죠? 옛날에는 맞는 말이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꼭 그렇지많은 않습니다. 과거 돼지고기를 바싹 익혀먹어야 한다는 말은 '기생충' 때문에 생겨났습니다.

과거 양돈업이 공장화, 대형화 되지 않았던 시절에는 농가에서 소규모로 돼지를 기르곤 했습니다. 당시에는 사람들 먹을 것도 부족한 시절이라 돼지 사료는 대부분 주위에서 얻어온 인분으로 대신했습니다. 당시 사람 몸속과 몸에서 나오는 인분에는 기생충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구충제 먹는 것을 의무화 했을 정도이니 '기생충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분 - 돼지로 연결되는 대표적 문제 기생충은 갈고리촌충과 그 유충인 유구낭미충인데, 다 큰 것은 길이가 2~3m 정도 됩니다.


기생충은 사람 몸 속에 있다가 대변을 통해 알이 밖으로 나오고 돼지가 그걸 먹으면, 또 그게 자라 돼지의 장을 뚫고 근육 속에 들어갑니다. 다시 그 돼지고기를 사람이 먹으면 장 속에서 기생충이 성장을 하고 문제를 일으킵니다. 심장이나 뇌로 이동해 시력을 잃게 하거나 간질 발작을 일으켜 죽음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이 기생충은 77도 이상의 불로 가열해야 죽기 때문에 이를 경험적으로 안 어른들이 돼지고기를 바짝 익혀 먹어야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서, 특히 지금 2022년에 이런 기생충은 박멸되었습니다, 더 이상 돼지에게 인분을 먹이지 않기 때문이죠. 특히 국내에서 마트, 식당 등을 통해 유통되는돼지가 기생충을 갖고 있을 확률은 거의 없습니다.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질병관리본부에 의하면 인분을 먹는 돼지는 국내에 없습니다, 100% 사료를 먹고 있습니다. 오히려 인분을 사오고, 가져오는 비용이 사료 구입비용보다 더 큽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선 1989년 이후엔 유구낭미충에 감염된 돼지가 발견된 적이 없다고 밝혔고, 대한기생충학회 논문에서도 71년까지만 해도 한국인 1.9%에서 발견됐던 이 기생충이 점차 줄어들어 2004년에는 아예 사라졌다고 발표합니다.

 

덜 익힌 돼지고기

\이는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닙니다. 고기의 천국 미국에서는 2011년 미국 농무부가 돼지고기 기준을 낮췄습니다. 기존에는 기생충 감염 등의 우려로 인해 섭씨 71도로 3분간 가열해야 한다던 기준을 2011년 62도로 낮췄습니다.

많은 요리 전문가들은 돼지고기를 너무 바싹 익히는 것보다, 살짝 덜 익혀 먹는것이 고기 자체의 풍미와 육즙을 더 즐길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이제 돼지에서 나오는 기생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 더욱 다양한 방식의 돼지 요리를 즐기는 것이 미식의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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