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이슬람교도는 약 16억~20억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세계 2위 규모의 거대한 종교입니다. 보기에는 비슷해보이지만 이슬람 교도들이 두개의 큰 종파로 나뉘어있다는 사실 아셨나요? 심지어 이들끼리는 상당한 정도의 갈등을 오랜 세월 겪고있기도 합니다. 이슬람교는 수니파, 시아파라는 두 개의 커다란 종파로 나뉘어 있습니다. 전체 이슬람교도 중 수니파는 약 85%, 시아파는 15% 정도를 차지합니다.
시아파는 소수지만 2억 4000만 명이나 되는 것입니다. 수니파는 사우디아라비아, 아프가니스탄등 대부분의 나라에서 다수 종파입니다. 시아파가 다수인 국가는 이란과 이라크 정도에 불과합니다.
같은 이슬람교도들이 두 개의 큰 종파라 나뉘게 된 것은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의 후계 문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자그마치 1400여년전입니다. 무함마드가 후계자를 임명하지 않고 632년 사망하자, 무함마드의 뒤를 이어 누가 칼리프(지도자)가 될 것이냐를 두고 이슬람 세계는 분열합니다.
첫 번째 무리는 무함마드의 사촌 동생이자 사위인 '알리'의 추종자들은 유일한 남자 혈육인 알리가 칼리프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선지자의 혈족만이 적법한 통치 권한이 있다고 주장한 이들은 후에 시아파가 됩니다.
두 번째 무리는 알리가 아직 이슬람 세계를 통치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권력가들이 모인 부족장 회의에서는 무함마드의 장인이자 오른팔이며 당대의 실력자 바르크를 만장일치 합의로 초대 칼리프에 선출합니다, 코란은 누구나 해석할 수 있어서 꼭 선지자의 혈족이 아니어도 되며 여러 부족의 합의로 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는 이들은 후에 수니파가 됩니다. 제2대, 제3대 칼리프까지 이 방식으로 선출했고, 알리는 656년 약 24년만을 기다린 끝에 마침내 칼리프 자리에 오르지만 불과 6년 만인 661년 전쟁 중 사망합니다.
제3대 칼리프 오스만의 사촌인 무아위야는 제5대 칼리프에 오른 뒤 알리의 후손들을 모두 제거하고자 했습니다. 알리의 큰아들 하산을 독살하고 둘째 아들 후세인은 무아이야가 살이있는 동안 권력으로부터 멀어지겠다는 서약을 하고 간신히 살아남습니다. 580년 무아위야가 사망하자 그의 아들 야지드가 칼리프직을 계승합니다.
야지드는 권력의 비정함을 일찍부터 알았던 것 같습니다. 그는 곧바로 알리의 둘째 아들 후세인 제거를 지시합니다, 본인의 아버지가 했던 약속마저 깨며 권력을 독차지하려 합니다. 야지드가 보낸 군대는 후세인을 추종하던 부족을 몰살시키고 후세인의 머리를 잘라 야지드에게 바칩니다. 야지드는 이슬람 세계의 칼리프도 당당히 발돋움합니다.
알리와 후세인을 추종하던 부족 중 일부가 간신히 살아남아 큰 한을 품은 채 지금의 이라크 지방으로 도망갑니다. 거기서 지금의 시아파가 생겨납니다. 시아는 시아트 알리(Shiat Ali) '알리를 추종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기존 이슬람교인들은 수니라고 불렸습니다, 예언자의 언행, 즉 순나(Sunnah)를 따르는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큰 세력을 형성하지 못한 시아파 교인들은 1501년 사파비드 왕조가 시아파를 국교로 삼을 때까지 자그마치 800여년을 가슴에 한을 안고 억압받으며 살아갑니다. 이 사파비드 왕조가 21세기 시아파의 종주국인 이란의 모태입니다.
시아파 특징은 몇 가지가 있습니다. 시아파는 무함마드와 그의 진정한 혈육이자 계승자 '알리'를 추앙합니다, 그에 반해 수니파는 무함마드와 그의 언행을 추앙합니다. 또한 시아파는 신정일치 국가를 추구합니다, 800여년 동안 억압받고 쫓겨다니며 성직자를 중심으로 한 강력한 리더십이 자연스레 구축되었고, 1979년 이슬람혁명을 주도한 호메이니가 대표적인 신정일치 국가의 지도자입니다.
시아파와 수니파는 권력의 비대칭성 때문에 크게 충돌할 일이 없었지만 1979년 이란 호메이니의 이슬람 공화국 수립 이후 수니파의 종주국인 사우디 아라비아와 충돌하기 시작합니다. 수니파는 정통을 지키는 관습을 따르며 왕정체제를 천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언론에서 중동의 오일머니를 언급할 때 자주 등장하는 사우디 아라비아 왕세제(왕의 동생) 등이 왕정체제가 아직도 공고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그런데 호메이니가 이끄는 신정일치 국가의 등장은, 사우디 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수니파가 기존에 유지해오던 왕정체제의 권력구조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아주 중대한 사건입니다.
시아파는 계속해서 중동 세계의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본래 시아파가 국민의 약 70%를 차지하는 이라크도, 수니파인 사담 후세인이 권력을 잡고 있을 때는 숨죽이고 있었지만, 사담 후세인이 2003년 정권을 잃자 국민 여론을 등에 업고 공식적으로 시아파 국가가 됩니다. 시리아 정부 역시 누사이리파라는 시아파의 분파가 다스리는 국가입니다.
지난 30년~40년 사이 시아파가 수니파의 권력에 도전하기 시작하면서 중동에서의 갈등이 계속해서 빚어지고 있습니다. 중동의 경제, 정치, 외교와 문화가 돌아가는 거대한 판을 읽으려면 시아파와 수니파간의 헤게모니 쟁탈전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