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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자골목 시리즈] 31. 강화도 풍물시장 밴댕이 가게 대한민국 서북단 끝에 있는 섬 강화도, 강화도는 옛부터 밴댕이가 많이 잡혔습니다. 밴댕이는 그물에 잡히자마자 바로 죽는데요,몸의 크기에 비해 내장이 들어있는 속이 아주 작습니다. 옛날 어부들은 밴댕이가 속이 작기 때문에 제 성질머리를 이기지 못해 바로 죽는다고 생각했고, 그런 말이 퍼져 '밴댕이 소갈딱지'라는 말이 쓰여지게 되었습니다. 밴댕이는 활어회가 없습니다, 성질이 급한 밴뎅이가 잡혀 배 위에 오르자마자 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루 정도 냉장고에 숙성시켜 회로 먹으면 가장 고소하고 부드러운데요, 회로 먹고 난 다음 순서로 밴댕이구이를 먹어야 합니다. 밴댕이 구이가 너무 고소하기 때문에 밴댕이구이를 먹고 난 후에는 어떤 음식도 맛을 느끼지 못해서라고 합니다. 매년 5월 말은 밴댕이 제철입니다. 밴댕.. 2023. 5. 24.
왜 13일의 금요일은 불운의 상징일까? 13일의 금요일(Friday the 13th)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세계적으로, 특히 서양 문화권에서는 13일의 금요일(Friday the 13th)은 불길하게 여기는 날로서 이 날은 좋지 않은 일이 생긴다고 믿는 미신적 요소를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습니다. 마치 동양 문화권에서 한국과 중국 등 한자 문화권에서는 숫자 사(四)와 죽을 사(死)가 똑같은 음을 내기에 꺼리는 것처럼 말이죠. 한국의 엘리베이터에는 4층 버튼을 4 대신 F라고 표기하는 일이 있으며, 병원에는 4층이 없어 3층 위가 5층인 곳이 많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서양 문화권 엘리베이터에서 13층이 없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13일의 금요일의 기원설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보편적으로 알려진 것은 기독교에서 파생되었다는.. 2023. 5. 22.
사무엘 울만, 청춘 청춘이란 인생의 한 때가 아니라 마음가짐이다. 장밋빛 볼, 붉은 입술, 부드러운 무릎이 아니라 씩씩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오르는 정렬이다. 청춘은 인생이라는 깊은 샘의 신선함이다. 청춘이란 안일한 삶 넘어의 모험을 향해 두려움을 이겨낸 용기가 지배함을 말한다.때로는 스무 살의 젊음보다 예순의 나이가 더 청춘일 때가 있다. 어느 누구도 나이 때문에 늙는 것이 아니다. 이상과 꿈의 단절이 우리를 늙게 만든다. 세월은 피부를 주름지게 하지만 열정이 없다면 영혼에 주름이 진다. 근심, 공포, 자기불신은 마음을 굴복시키고 정신을 티끌만하게 퇴보시킨다. ​예순이든 열여섯 살이든 인간의 가슴속에는 누구나 경이로움의 유혹과 어린아이처럼 변함없는 미지에 대한 욕구,인생을 살아가는기쁨이 있다. 그리고 너와 나의 가.. 2023. 5. 19.
MSG는 정말 몸에 해로울까? 여러분, MSG 아시죠? 식품첨가물이나 인공 조미료 등으로 통칭되고 있는데요, 그동안 유해성 논란도 꾸준히 있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MSG가 건강에 해롭지 않다는 주장이 대세를 이루면서 음식점을 평가할 때도 MSG 사용 여부를 기준으로 삼는 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뭐가 맞는 말일까요? 마트에 나가보면 라면이며 김, 과자 등등 MSG 무첨가를 내세운 제품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MSG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큰 점을 이용한 일종의 건강 마케팅입니다. 그런데 사실 MSG는 과학적으로 전혀 해롭지 않습니다. MSG는 보통 L-글루탐산나트륨으로 불리는데 글루탐산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 하나입니다. 보통 다시마에 많이 함유되어 감칠맛을 냅니다. 또한 다시마뿐 아니라 고기,.. 2023. 4. 19.
스팸과 런천미트의 차이 대형마트 스팸 매대에서 '런천미트'를 자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얼핏 보기에는 스팸이나 런천미트가 그 외형이나, 구성이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사실 스팸과 런천미트는 여러 가지 부분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스팸은 CJ제일제당이 호멜사(스팸 원조)와 제휴해 내놓은 캔햄 브랜드 명이자 ‘고유명사’입니다. 그에 반해 런천미트는 점심으로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가공육을 통칭하는 단어, 즉 '일반명사'입니다. 런천미트의 범위는 매우 넓습니다. 런천미트는 미리 조리해 데우지 않고 바로 얇게 썰어서 먹을 수 있는 '콜드 컷' 에 속합니다. 소위 와인을 먹을때 곁들이는 햄과 비슷한 것이죠. 주로 샌드위치나 빵에 넣어 점심으로 가볍게 먹을 수 있어서 런천미트 혹은 런치미트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스팸은 주 재료.. 2023. 4. 19.
총각김치, 왜 김치에 총각이라는 표현이 붙었을까? 총각김치는 그 이름이 특이합니다. 보통 김치는 주재료나 만드는 법 혹은 외형적 특징에 따라 이름을 짓습니다. 주재료에 따라 이름 붙은 김치로는 배추김치, 갓김치, 열무김치가 대표적이고, 만드는 방법과 외형적 특징에 따라 이름 지은 김치로는 보쌈김치, 깍두기, 나박김치, 물김치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총각김치는 미혼 남성을 뜻하는 ‘총각’이라는, 김치와 별 상관 없는 단어가 붙었습니다. 김치를 조선시대부터 먹기 시작했기 때문에 총각김치라는 이름도 적어도 조선시대 무렵부터 있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총각김치라는 말이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60여 년 전인 1950년대 말 무렵부터입니다. 그 전에 총각김치는 ‘알무김치’나 ‘알타리무김치’로 불리거나, 이파리가 넝쿨처럼 달린 김치여서 ‘넝쿨김치’라는 이름으로 .. 2023. 4. 5.
아삼육(아삼륙)이란 무슨 말일까? 서로 꼭 맞는 짝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아삼육’이라는 단어가 자주 사용됩니다. 정말 친하고 죽이 잘 맞는 둘 사이를 지칭하며 "개들 완전 아삼육이잖아"라고 표현하곤 합니다. ‘아삼륙’은 중국에서 기원한 실내 오락인 마작(麻雀)에서 기원한 말입니다. 마작은 네 사람의 경기자가 글씨나 숫자가 새겨진 136개의 패를 가지고 짝을 맞추며 진행하는데, 이 마작에서 '아삼륙'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마작에서 쓰는 골패에서 ‘쌍진아(雙眞兒 2·2), 쌍장삼(雙長三 3·3), 쌍준륙(雙?六 6·6)’ 이 세 쌍의 끝수를 합하면 아삼륙이 됩니다. 세 쌍이 한꺼번에 들어오면 ‘쌍비연(雙飛燕)’이라고 하여 끗수를 세 곱으로 칩니다. 일종의 대박입니다. 2023. 4. 5.
살아 있는 정신에게 — 자유인의 표상에 부쳐, 김윤식. 살아 있는 정신에게 — 자유인의 표상에 부쳐, 김윤식(서울대 인문학 교수) 대학신문, 1994년 3월 1일 (월요일) 군의 입학이 유독 축복받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조금 생각해 보기로 하자. 군의 입학이란 한갓 우연성의 일종이라 볼 수 없겠는가. 군보다 머리 좋지 않은 자, 이 세상에 혹시라도 있었을까. 어림도 없는 일이다. 당초부터 단추 구멍 뚫는 데로 간 사람도 얼마든지 있다. 우연히도 군은 밥술이나 먹는 집에서 태어났고, 그 때문에 혹은 고액의 과외도 또는 재수도 할 수 있었고, 혹은 튼튼한 근육과 맑은 귀를 유지할 수 있지 않았던가. 밥 잘 먹었느냐, 잘 잤느냐, 내복 입었느냐, 공부했느냐고 묻는 보살핌 속에 군이 놓여 있지 않았을까. 심지어 기르는 강아지조차도 군의 안색을 살피는 그런 곳에서 .. 2023. 3.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