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이 되면 삼복 더위가 찾아옵니다. 초복, 중복, 말복이라는 의미의 삼복 더위는 한 해중 가장 더운 기간을 뜻합니다..
복날의 복(伏)자는 사람이 개처럼 엎드려 있는 모양으로 여름철 무더위에 기운을 차리지 못하고 사람이 개처럼 엎드려 퍼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삼복과, 삼복에 먹는 복달임 음식은 어떻게 생겨나게 된 것일까요?
역사에 남아있는 복날의 첫 기록은 무려 2700여년전입니다. 중국 사마천의 ‘사기’를 살펴보면, 기원전 676년 진나라의 덕공 2년 음력 6월~7월 사이에는 여름 제사를 3번 지냈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 때 복날을 만들어 개를 잡아 요리하여 신하들에게 나누어준 것이 복날의 시초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복날에는 보양식을 만들어 먹게 되었을까요? ‘삼복지간에는 입술에 붙은 밥알도 무겁다’라는 재미있는 속담이 있습니다. 그만큼 더위가 심한 삼복기간에는 열사병과 고온 등으로 인해 땀을 많이 흘려 몸의 기운이 쉽게 약해져서 가벼운 밥알도 무겁게 느껴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복날에는 기운을 북돋아 주는 음식을 먹고, 시원한 계곡이나 산으로가서 더위를 이겨내는 피서를 즐겨왔습니다.
복날에는 어떤 음식을 먹어야 제대로 복달임을 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 조상들이 전통적으로 가장 많이 먹어온 복달임 음식은 단언컨대 개고기입니다. 동네에 지나가던 개를 잡아 개고기 수육과 함께, 각종 양념을 넣어 푹 고아낸 개장국을 즐겨 먹었스니다.
조선시대 ‘동국세시기’를 보면 복날에 개장국을 끓여 먹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허준이 저술한 ‘동의보감’에서도 “개고기는 오장을 편안하게 하며 혈맥을 조절하고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한다”는 효능이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며 개고기 식용에 대한 사회 인식이 바뀌며 복날 개고기와 보신탕은 이제는 사라져가는 옛 식문화가 되었습니다.
오늘날의 대표적인 복달임 음식은 인삼, 찹쌀 등을 넣은 삼계탕입니다. 삼복 더위가 오는 시기가 오면 삼계탕 음식점들은 복날 삼계탕으로 여름을 나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룹니다.
닭과 인삼은 열을 내는 음식으로 따뜻한 기운을 몸속으로 불어넣어 지친 몸을 회복하는 효과가 있고, 예로부터 이열치열이라는 말을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은 복날에는 삼계탕을 즐겨먹곤 합니다. 그 외에도 각 지역의 특산 품목에 맞추어, 오리탕, 민어탕, 추어탕, 장어탕 등이 무더운 여름철 즐겨찾는 복달임 음식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