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3대 영화제가 있습니다. 칸, 베니스, 베를린 국제영화제입니다.
[칸 국제영화제]
칸 영화제는 1930년대 후반, 이탈리아 파시스트 정부의 개입으로 정치색을 강화했던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 대항하기 위해, 프랑스 정부의 지원을 받아 1946년 최초로 개최된 것이 칸 영화제의 시작입니다. 매년 5월 개최되며, 개최지는 프랑스 동남부 알프마리팀 주의 도시 칸(Canne)입니다. 영화제 엠블럼은 종려나무의 잎사귀에서 따왔습니다. 수상 부문은 대상 격인 황금종려상, 감독상, 각본상, 남·여자배우상 등이 있으며 칸 영화제의 특성은영확감독의 재능과 실험성에 초점을 두어 대중성과 작품성의 조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칸 영화제의 위상이나 인지도가 베를린, 베니스 국제영화제보다 높다는 것이 주류적인 평가입니다. 이동진 평론가는 거친 비유를 들어 황금종려상은 노벨문학상이나 맨부커 상을 받은 것과 비슷하다는 견해를 밝힌적 있습니다. 작품성에 대한 권위로는 높게 쳐주는 영화제이기 때문에 칸 영화제에서 수상 경력이 있다는 것은 영화적 실력을 보증받았다는 이야기와 동일합니다. 심지어 수상하지 못하더라도 초청을 받은 것만으로도 상당히 자랑스러운 업적입니다.
1999년 송일곤 감독의 <소풍>이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고, 2002년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감독상, 2004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습니다. 2007년 <밀양>으로 전도연 배우가 여우주연상을 2009년 <박쥐>로 박찬욱 감독이 심사위원상을 받았으며 2019년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한국인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베니스 국제영화제]
베니스 국제영화제는 3대 영화제 중 하나이자 세계 최초의 영화제입니다. 매년 8월 이탈리아 리도(LIDO) 섬에서 열리는 베니스 국제영화제는 1932년에 가장 오래된 국제 미술전인 베네치아 비엔날레의 섹션 중 하나로 시작되었습니다. 1934년부터 1942년까지는 최고상이 '무솔리니상'이었지만 현재는 '황금사자상' 으로 대상이 바뀌었습니다.
무솔리니상이라는 명칭에서 알수있듯이 당시 무솔리니 총리와 파시스트 정부로부터 국가적 지원을 받았었고 이로 인해 현재에도 베니스 국제영화제를 거부하는 감독들도 있습니다. 공식 경쟁 부문의 그랑프리인 황금 사자상을 비롯, 은사자상(Silver Lion)에 해당하는 심사위원 대상(Jury Grand Prix)과 감독상 (Special Director's Award), 남녀 주연상, 최고의 신인 남녀 배우에게 주어지는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상(Marcello Mastroianni Award) 등을 시상하고 있습니다.
3대 국제 영화제 중에서 가장 진취적인 성향을 보이는 영화제이며 1951년 구로사와 아키라의 라쇼몽에 대상격인 황금사자상을 안겨줌으로서 처음으로 아시아 영화를 인정했습니다. 한국 영화로는 제22회 영화제에 신상옥 감독의 〈성춘향〉(1961)이 최초로 출품되었고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1986)로 강수연이 여우 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리고 〈오아시스〉(2002)로 이창동 감독이 감독상을, 문소리가 신인 배우상을 수상했으며, 〈빈 집〉(2004)으로 김기덕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며 지나치게 아카데미, 오스카와 연계된 상업적 작품들 위주로 프로그램이 짜여진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베를린 국제영화제]
매년 2월에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이며 1951년에 최초로 개최되었습니다. 영화제가 개최함에 있어 제2차 세계대전 전에 예술의 도시로 번영했던 베를린이 전후 자유주의 진영의 예술 문화를 어필하고자하는 정치적 의도가 있었다고 합니다(이로 인해 소련은 1974년이 되어서야 영화제에 참여하게 됩니다).
칸과 베니스보다 정치성이 매우 강하다. 후보들도 그렇고 최고 작품상인 황금곰상을 수상한 작품들 역시 정치적인 소재를 다룬 영화 비중이 높습니다. 또한 칸, 베니스 영화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파격적인고 진보적인 작품들을 후한 평가를 줘 분명한 차별점이 있다고 평가 받기도 합니다. 수상 부문은 최우수 작품상인 황금곰상(Golden bear), 은곰상, 심사위원 대상 등이 있습니다.
칸, 베니스 영화제에 비해 그 무게감은 떨어지는 편이고 대중들의 관심도 상대적으로 덜합니다. 1961년 강대진 감독의 <마부>가 특별 은곰상으로 한국인 최초 수상을 했으며 2004년 김기덕 감독의 <사마리아>가 은곰상 수상을 수상, 2022년 홍상수 감독의 <소설가의 영화>가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대체적으로 한국인 감독들은 베를린 영화제와는 수상의 인연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