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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노트273

춘부장(椿府丈)과 훤당(萱堂)의 유래 춘부장(椿府丈)은 상대방의 아버지를 높여 부를 때 흔히 쓰던 말입니다. 춘부장(春府丈)으로도 씁니다. 춘(椿)은 대춘(大椿)이라는 상상 속의 나무입니다. 장자(莊子)는 이 나무가 8천 년을 봄으로 삼고, 다시 8천 년을 가을로 삼는다고 하였습니다. ‘府’는 ‘마을 부’라고 읽습니다, 椿府는 ‘장수 마을’이라는 뜻이고, ‘丈’은 ‘어른 장’이니 椿府丈은 ‘장수마을의 어르신’을 뜻합니다. 한철 8000년을 4계절로 곱한 햇수인 3만2000년을 사는 椿府의 어르신처럼 오래 사시라는 의미를 담아, 상대방의 아버지를 춘부장이라고 부릅니다. 자신의 어머니는 모친(母親)이나 자친(慈親)이라 부르고, 남의 어머니에 대해서는 높임의 뜻으로 당(堂)자를 붙여 자당(慈堂)이나 훤당(萱堂)이라고 불렀습니다. 자(慈)는 '사랑.. 2022. 3. 20.
우리시대의 역설, 제프 딕슨 우리시대의 역설 건물은 높아졌지만 인격은 작아졌다 고속도로는 넓어졌지만 시야는 좁아졌다 소비는 많아졌지만 가난해지고 많은 물건을 사지만 기쁨은 줄어들었다 집은 커졌지만 가족은 작아졌다 편리 해졌지만 시간은 없다 학력은 높아졌지만 상식은 부족하고 지식은 많아졌지만 판단력은 모자란다 전문가들은 늘어났지만 문제는 많아졌고 약은 많아졌지만 건강은 나빠졌다 분별없이 소비하고 적게 웃고 빨리 운전하고 성급히 화를 낸다 많이 마시고, 많이 피우며 늦게까지 깨어있고 너무 지쳐서 일어나며 적게 책을 읽고 텔레비젼을 너무 많이 본다 그리고 드물게 기도한다 가진 것은 몇 배가 되었지만 가치는 줄어들었다 말은 많이 하고 사랑은 적게하며 거짓말은 자주한다 생활비를 버는 법은 배웠지만 어떻게 살 것인가는 잊어버렸고 인생을 사는 .. 2022. 3. 19.
사이다는 어떻게 한국의 국민음료가 되었을까? 사이다(Cider)는 원래 유럽에서 마시던 사과를 발효시켜 만든 가벼운 술을 뜻합니다. 오늘날 탄산이 톡톡 터지는 사이다와는 다른 음료지요. 라틴어 시케라(sicera)에서 유래된 이 사과술은 프랑스로 건너가면서 시드로(cidre), 다시 영국으로 건너가 사이다라는 이름을 얻게 됩니다. 영국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이 사이다에 과일향을 첨가해 '샴페인 사이다'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면서 술이 아닌 탄산음료로 바뀌게 됩니다. 사이다가 우리나라에 최초로 들어오게 된 곳은 인천 부두입니다. 인천은 우리나라 근대화의 출발지이자 개화 문물을 대거 받아들인 유입지이기도 합니다. 1905년 인천 중구 신흥동에 '인천탄산제조소'라는 회사가 세워져 미국식 5마력 발전기를 이용해 사이다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1910년 신흥동에는.. 2022. 3. 17.
중국의 밤을 지배한 여자 등려군(鄧麗君), 월량대표아적심과 첨밀밀 중국의 낮은 덩샤오핑(등소평·鄧小平)이 지배하고, 밤에는 덩리쥔(등려군·鄧麗君)이 지배한다. 1970년대 중국에서 개방개혁이 시작되며 대만 출신 가수 등려군(1953~1995)은 말그대로 대륙의 밤을 지배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그녀의 대표적인 노래 월량대표아적심과 첨밀밀은 당시 ‘정신오염’을 이유로 중국 정부에 의해 금지곡으로 지정되었지만 중국인들은 정부의 눈을 피해 등려군을 몰래 들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젊은 시절, 등려군의 노래를 테이프가 늘어질 때까지 듣고 또 들었다”고 고백할 만큼 당시 중국의 밤은 등려군이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등려군은 중국의 국공 내전 당시 혼란을 피해 대만으로 이주한 부모 밑에서 1953년 태어났습니다. 7살에 처음 무대 위에 오른 그는 14세.. 2022. 3. 16.
대한민국 맥주 역사 (두산OB/하이트) 우리나라 맥주 시장은 오비와 하이트의 100여년에 가까운 전쟁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회사로 치면 두 기업 모두 1933년에 설립되었기 때문에 정말로 이제는 90년을 넘어 100년을 넘어가는 기나긴 전쟁을 치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일본맥주가 설립한 조선맥주주식회사가 1933년 8월, 기린맥주가 설립한 소화기린맥주주식회사가 1933년 12월에 세워졌습니다. 두 회사에서 시작된 맥주 전쟁은 브랜드를 바꾸거나 때로는 기업의 주인을 바꿔가며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맥주는 서구 문물과 함께 조선으로 유입됩니다. 1876년 강화도 조약 이후 조선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이 늘어나면서 개항지를 중심으로 삿포로 에비스 등 우리에게도 익숙한 브랜드들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1910년 한일합병 이후 일.. 2022. 3. 15.
대한민국 소주 역사 (참이슬/진로) 화가 나서 먹고, 속상해서 먹고, 기뻐서 먹고, 축하하기 위해 먹고, 위로하기 위해 먹고, 심심해서 먹고, 술은 없어서 못먹지 이유가 없어서 못 마시는 일은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음주공화국, 특히 소주공화국입니다. 우리나라가 전통적으로 먹던 술은 막걸리이지만 이제는 명실상부 소주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술로 자리잡은지 오래되었습니다. 소주의 대명사 '진로'는 일제강점기 시절에 탄생해 100년 가까이 살아남아 사랑받는 그야말로 전국민 브랜드입니다. 1924년 진로의 창업자인 장학엽이 자신의 고향인 평안남도 용강에서 '진천양조상회'를 설립합니다. 그가 소주 사업을 시작한 평안남도 용강군 지운면의 '진지동'은 '참못'이라고 불리며 예전부터 물이 좋기로 유명한 동네였습니다. 진지에서 진을 따오고 소주를 증류할때 .. 2022. 3. 15.
황지우 한예종 총장의 레전드 입학식 축사 내가 시에 처음 ‘눈 떴던’ 때라고 할까요, 파블로 네루다식으로 표현해서 “시가 나를 찾아왔을 때”가 중3 때였던 것 같습니다. 뜬금없이 누군가가 그리워지고, 방학 때 시골 친구집 가서 곁눈으로 힐끗 보았던 친구 누나가 무장무장 보고 싶어지고, 사타구니에서 이상한 털이 나기 시작하면서 생의 비린내를 느꼈다고 할까요, 어느 날 갑자기 산다는게 시시하게 느껴지고, 가을날의 신작로 앞에서 어디론가 멀리 훌쩍 떠나버리고 싶던 이른바 사춘기 징후 속에서 문학이라는 열병에 감염되고 말았습니다. 그 무렵 김소월의 ‘초혼’이나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고독’이라는 시를 접하고는 그만 내 가슴이 무너져버렸습니다. 그때부터 나는 자주 가슴이 무너져내렸는데, 심지어는 최희준의 ‘하숙생’이라는 유행가만 들어도 그랬습니다. 요즘.. 2022. 3. 11.
중국 요리의 끝판왕, 만한전석[滿漢全席] 만한전석에 대해 혹시 들어보신적 있으신가요? '5000년 중화 요리의 끝판왕'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식사' '역사상 가장 비싼 한끼' 모두 중국 역사상 가장 찬란한 식사 만한전석을 일컫는 표현들입니다 □ 만한전석이란? 1784년 이두[李斗]가 쓴 《양주서방록(楊州書舫錄)》 속에 만한전석[滿漢全席]의 요리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만주족의 기본 상차림에 한족음식이 더해져 남쪽음식(南菜) 54점, 북쪽음식(北菜)54점이 합쳐져 총 108점의 음식이 나옵니다 여기에 추가 요리를 더해 많게는 수백 가지 음식이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만한전석은 베이징 등 산동성, 장수, 저장의 요리를 위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북쪽 요리 54점 , 베이징 12점, 만족 12점, 산동 30점으로 구성되어 있.. 2022. 3.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