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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정치&국회44

선거에서 져도 당선되는 제도, 석패율제 ■ 석패율제가 뭘까요? 선거에서 패배해도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는 신기한 제도가 있습니다. 일본과 독일 등 국가에서 실시되고 있는 이 제도의 이름은 '석패율제'입니다. ‘석패’란 경기에서 약간의 점수 차이로 아깝게 지는 걸 말합니다.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A 정당 후보가 B 정당 후보에게 간발의 차로 지는 경우가 있죠(ex. 51:49). 이렇게 아깝게 떨어진 후보에게 비례대표로 당선될 기회를 주자는 게 바로 ‘석패율제’(a.k.a. 패자부활전) 입니다. 낙선자와 당선자의 표차가 작을수록 낙선자는 비례대표로 구제될 가능성이 커지고, 이렇게 되면, 떨어진 후보를 지지한 사람들의 뜻을 선거에 반영할 수 있게 되는 취지입니다. 석패율제는 특히 우리나라의 지역감정에 기반한 국회의원 선거 결과를 변화하기 위해 필.. 2022. 11. 2.
린든 존슨(Lyndon. B. Johnson) 미국 대통령이 의회를 다룬 방법 미국의 제36대 대통령, 린든 존슨(LBJ)는 역사상 가장 의회를 잘 상대한 대통령 중 한명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존슨 대통령은 "나는 내 아내만큼이나 의회를 잘 안다"라고 할 만큼 본인이 가장 잘하는 부분 중 하나로 의회와의 소통을 꼽기도 했습니다.린든 존슨은 미 의회와 어떻게 문제를 풀어나갔을까요? 1. 이해 당사자(의원 및 의회 관계자)들에게 참여할 기회를 줘라 존슨은 쟁점을 결정하는 과정부터 시작해 법안의 초안을 작성할 때까지 매 단계마다 의회와 상의하며 조언을 구했습니다. 존슨은 하원 및 상원의원에게 여러 TF의 존재들을 알려주었고, 법안에 들어갈 내용을 결정하기 전에 백악관 보좌관들을 의회로 보내 핵심 의원들과 비밀 회동을 가지도록 하였습니다. 또 교서를 보내기 전날에는 의원들을 초대해 백악.. 2022. 10. 21.
작은 말 실수로 무너진 베를린 장벽 ■ 베를린 장벽, 사소한 말 실수로 무너지다 베를린 장벽은 동베를린과 서베를린을 가르고, 동독과 서독을 분단시킨 20세기 유럽 최후의 인공 장애물이었습니다. 벨른린 장벽은 동독 주민의 서독 이주를 저지했고, 서독의 민주주의가 동독으로 파급되는 것을 오랜 세월 막아왔지만 1989년 11월 9일 밤 장벽은 결국 허물어졌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거대한 국가 독일의 수도 베를린을 동베를린과 서베를린으로 가르던 베를린 장벽은 아이러니하게도 한 사람의 작은 말 실수로 인해 무너집니다. 동독의 신임 대변인에 의해서 말이죠. ■ 기자회견에서 시작된 베를린 장벽 붕괴 1989년 11월 9일 저녁 6시. 당시 동독 정부는 일상적으로 매일 여는 기자회견을 시작했습니다. 공산권의 붕괴가 시작되고 있던 긴박한 시국인지라 .. 2022. 9. 30.
공직자에게만 있는 '설명의 의무' (이낙연 국무총리) 2017년 당시 '살충제 계란 파동'이 일어났고 당시 대응 부처인 식품의약안전처의 기관장은 류영진 식약처장이였습니다. 류 처장은 부산에서 약사로 오래 근무했던 사람으로 그전에는 약사들의 협의체인 약사회 부회장 등만 역임하였지 공직이나 책임있는 자리에서는 활동한 사실이 없는 아마추어였습니다. 당연히 살충제 계란 파동은 점점 확대되어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주었고, 언론과 정치권 등 분야에서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계속해서 질타하기 시작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이던 이낙연 총리는 2017년 9월 장차관들에게 다음과 같이 일갈합니다. 공직자는 일반 국민의 4대 의무(국방, 근로, 교육, 납세) 외에 ‘설명의 의무’까지 5대 의무가 있습니다. 설명을 하려면 세 가지가 필요한데 ‘사회적 감수성’, ‘정성과.. 2022. 8. 6.
라쇼몽 효과(Rashomon Effect) 일본의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가 찍은 영화 '라쇼몽'은 1951년 베니스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수작입니다. 한 사무라이의 죽음을 두고 이에 관련된 네 명의 진술이 모두 엇갈리는 상황을 다뤘습니다. 영화는 헤이안 시대에 사무라이 부부가 도적을 만나 남편은 사망하고 아내는 겁탈 당한 사건을 다룹니다. 나무꾼의 신고로 잡혀 온 당사자들은 같은 사건을 전부 다르게 진술합니다. 도적은 겁탈 당한 여인이 자신을 받아들인 후 남편을 살해하라고 말해 무사를 죽였다고 진술합니다. 부인은 겁탈 당한 후 남편의 경멸을 견디지 못 해 자신을 죽여달라 절규하다 정신을 잃었고, 깨어보니 남편이 죽어 있었다고 말합니다. 무녀에게 빙의하여 진술하는 죽은 무사는, 도적에게 추태를 보이는 부인의 모습을 보고 참을 수 없는 자괴감에 자결했.. 2022. 7. 12.
내로남불의 본질, 도덕적 면허 효과(Moral Licensing Effect) 사회적 가치와 CSR에 많은 투자를 하는 기업일수록 도덕적이고, 인권친화적인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언뜻 보기에는 당연한 명제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2013년 런던정경대학 마거릿 올미스톤과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엘라니 왕이『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사회적 책임과 사회적 무책임 사이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놀랍게도 사회적 책임에 투자를 많이 했던 기업들이 나중에는 더 무책임하고 더 비도덕적인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타인과 비교하여 상대적인 도덕적 우월감을 가지는 '도덕적 면허 효과'는 자신이 옳고, 정의롭고, 도덕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조직에서 나타납니다. 이런 도덕적 면허 효과는 일상생활에서도 보상심리라는 형태로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2022. 7. 1.
제주 감귤의 시초는 박정희 前 대통령이다? 전 국민이 가장 좋아하고 즐겨먹는 과일인 귤은 제주도에서 많이 재배됩니다. 우리나라 전체 과일 소비량의 4분의1을 차지하기도 한다는 귤은 언제부터 제주도에서 재배되었을까요? 향간에서는 박정희 前 대통령이 제주에 처음 감귤 농업을 도입했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과연 FACT는 무엇일까요? 제주도에서의 감귤 재배 역사는 굉장히 깊습니다. 1451년에 편찬된 에 따르면 '고려 문종 6년(1052년)에 탐라에서 약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공물로 바쳤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조선시대 이후 감귤은 더 자주 등장합니다. 태종 때 신하를 제주로 보내 귤나무를 전라도에 옮겨 심도록 지시를 했으며, 제주도에서는 이미 진상품으로 조정에 공급되고 있었습니다. "제주의 감자(柑子)와 유자(柚子)와 동정귤(洞庭橘)과 유감(乳柑)과.. 2022. 6. 23.
미국의 어공(어쩌다 공무원) 리스트, 플럼북(Plum Book) 어공(어쩌다 공무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국가, 지방직에 응시하여 시험을 치르고 안정적으로 공무원을 수행하는 늘공(늘 공무원)과 비교되는 임기제, 정무직, 별정직 공무원들을 어공이라고 부릅니다. 대한민국 국회, 정부 기관, 공공 기관 등에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정무직은 약 7,000여개라고 하지만 그 정무직들이 임명할 수 있는 별정직, 무기 계약직 등을 합하면 수 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탄생하는 정부의 몫입니다. 우리나라처럼 대통령제를 운영하는 미국은 정권 교체 때 알박기 인사를 예방하는 제도적 장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선 ‘버로잉(burrowing·땅굴 파기)’이라 부르는 알박기 인사를 막기 위해 대선이 있는 4년마다 상원과 하원이 번갈아 ‘미국 정부 정책 및 지원 직책(The United .. 2022. 6. 21.